현재 해외사업 비중은 8% 정도지만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7300억 원 가운데 600억 원을 수출 등 해외사업에서 거뒀다.
중국에 있는 지사를 독립법인으로 전환시키고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현지화(現地化)가 ‘글로벌 진로’의 초점이다.
하 사장은 “내년 하반기에 재상장도 추진하고 있다”면서 “국내 상장의 결과를 지켜본 뒤 해외 상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로는 2003년 1월 상장이 폐지되고 그해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달 초 재상장을 위해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을 상장 주간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경남 진주 출신의 하 사장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진주고-경상대(농화학과)를 나왔다. 지방대 출신으로 최고경영자(CEO)의 자리에 오르긴 쉽지 않은 일. 그는 ‘가방끈’이 짧은 걸 커버하기 위해 회사를 다니며 서울대에서 석사와 박사를 따낸 노력파다.
박문덕 하이트맥주 회장이 지난해 진로를 인수한 뒤 하 사장을 새로운 ‘선장’으로 보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조직의 융합’을 이루기 위해 그만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죠. 전 직원들 앞에서 ‘솔직하겠다’, ‘솔선수범하겠다’고 수시로 다짐합니다. 시기나 장소에 따라 말이 바뀌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하 사장에게 주량을 물어봤다. 그랬더니 “맥주는 5병 정도고 소주는 많이 하면 2∼3병, 적게 하면 1병으로 적어 달라”며 웃었다. 실제로는 그 이상임이 분명했다.
그의 음주 철학은 “최대한 정신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먹는 게 자신의 주량(酒量)”이라고 했다.
직원들에게도 ‘주량이 역량(力量)’이라고 강조한단다.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일도 잘한다는 것이다.
1998년 출시된 진로 소주 ‘참이슬’은 다음달 중순 판매량 100억 병을 돌파한다. 100억 병을 눕히면 지구둘레(4만75km)를 54번 돌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양이다.
전 세계가 취할 때까지 진로의 공략은 계속될 것이라고 하 사장은 다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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