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세계를 향해 뛴다”…美-中공략 ‘글로벌 진로’ 시동

  • 입력 2006년 3월 1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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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 진로 소주가 우물 밖으로 나간다. 정체상태에 다다른 국내에서 벗어나 세계시장 문을 두드리자는 것이다. 이른바 ‘글로벌 진로’ 전략이다. 취임 6개월을 맞은 진로 하진홍(57·사진) 사장은 1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에서 가진 본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앞으로 일본과 미국, 중국의 3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사업 비중은 8% 정도지만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7300억 원 가운데 600억 원을 수출 등 해외사업에서 거뒀다.

중국에 있는 지사를 독립법인으로 전환시키고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현지화(現地化)가 ‘글로벌 진로’의 초점이다.

하 사장은 “내년 하반기에 재상장도 추진하고 있다”면서 “국내 상장의 결과를 지켜본 뒤 해외 상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로는 2003년 1월 상장이 폐지되고 그해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달 초 재상장을 위해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을 상장 주간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경남 진주 출신의 하 사장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진주고-경상대(농화학과)를 나왔다. 지방대 출신으로 최고경영자(CEO)의 자리에 오르긴 쉽지 않은 일. 그는 ‘가방끈’이 짧은 걸 커버하기 위해 회사를 다니며 서울대에서 석사와 박사를 따낸 노력파다.

박문덕 하이트맥주 회장이 지난해 진로를 인수한 뒤 하 사장을 새로운 ‘선장’으로 보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조직의 융합’을 이루기 위해 그만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죠. 전 직원들 앞에서 ‘솔직하겠다’, ‘솔선수범하겠다’고 수시로 다짐합니다. 시기나 장소에 따라 말이 바뀌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하 사장에게 주량을 물어봤다. 그랬더니 “맥주는 5병 정도고 소주는 많이 하면 2∼3병, 적게 하면 1병으로 적어 달라”며 웃었다. 실제로는 그 이상임이 분명했다.

그의 음주 철학은 “최대한 정신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먹는 게 자신의 주량(酒量)”이라고 했다.

직원들에게도 ‘주량이 역량(力量)’이라고 강조한단다.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일도 잘한다는 것이다.

1998년 출시된 진로 소주 ‘참이슬’은 다음달 중순 판매량 100억 병을 돌파한다. 100억 병을 눕히면 지구둘레(4만75km)를 54번 돌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양이다.

전 세계가 취할 때까지 진로의 공략은 계속될 것이라고 하 사장은 다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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