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Design]세계를 사로잡은 브랜드

  • 입력 2006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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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BI를 통해 파워 브랜드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리콤’ ‘하인즈’ ‘이메이션’(위쪽부터).
성공적인 BI를 통해 파워 브랜드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리콤’ ‘하인즈’ ‘이메이션’(위쪽부터).
자동차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한 번 보면 잊지 못하는 차가 있다.

바로 BMW의 ‘미니(MINI)’다.

1959년 첫선을 보인 미니는 독특한 품격과 디자인으로 반세기 동안 할리 데이비슨이나 명품 스포츠카 ‘엔조 페라리’처럼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다.

2001년 미니는 기존 로고를 크게 변경하지 않는 범위에서 브랜드 리뉴얼을 실시했다. 이 브랜드이미지(BI)의 핵심 디자인 요소는 ‘사각 프레임’이었다. 이 콘셉트가 매장 내부의 인테리어, 웹 사이트, 지면 광고를 모두 바꿨다.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추종자를 낳는 ‘브랜드 컬트(Cult)화’에는 차별화된 브랜드 리뉴얼이 필수적이다.

빨간 삼각형으로 만든 세계 지도를 기억하십니까?

영국계 은행인 HSBC의 로고를 활용한 CF다. 이 회사의 빨간 삼각형을 활용한 로고는 HSBC의 지역적인 색채를 탈색시키고 회사의 글로벌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 회사는 2003년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와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가치 조사에서 75억 달러(약 7조5000억 원)로 37위에 올랐다.

데이터 저장장치 전문 브랜드인 이메이션(Imation)이 3M에서 출발한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10여 년 전 3M은 데이터 저장 장치, 인쇄, 출판, 인화 등의 사업 부문을 분사해 새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이메이션이다. 이 명칭은 3M의 핵심 가치인 ‘상상력(Imagination)’과 ‘혁신(Innovation)’, 분사 사업의 중심 개념인 ‘이미징(Imaging)’을 감안해 탄생한 이름이다. 로고에 마술 봉을 그려 넣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전략은 3M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유인하는 것. 초기에는 이메이션 로고와 함께 ‘Borne of 3M Innovation’라고 밝혔으나 점차 사라졌다.


BMW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와 지난해 200명의 마니아들이 경기 하남시에서 실제 자동차로 브랜드를 만든 장면. 사진제공 인터브랜드코리아 BMW코리아

니콘(Nikon)과 스리콤(3com)은 BI에 기업의 비전을 잘 표현한 사례로 꼽힌다. 니콘은 2003년 새 로고에 기본 색상인 검정과 노란색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빛이 퍼지는 이미지를 연출했다. 니콘은 스스로 이 디자인에 대해 “제품, 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미래 비전에 대한 정열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스리콤이 2000년 발표한 새 로고에는 3개의 고리가 등장한다. 이 3개의 고리를 보면 2개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 반면 나머지 한 개는 조금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이것은 유선과 무선네트워크의 상징이자 스리콤의 BI인 ‘연결(Connection)을 통한 자유(Freedom)’를 표현한 것이다.

세계적 식품회사 하인즈는 케첩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하인즈는 주력 상품인 케첩이 1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가진 인기 상품이지만 주 소비층인 아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2001년 하인즈는 어린이를 위한 ‘하인즈 이지 스쿼트(Heinz EZ Squirt)’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성공의 열쇠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디자인이었다. 장난스럽게 보이는 글자체, 녹색과 보라색 등 기존 케첩 용기에서 사용하지 않던 색의 변화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흥미로운 것은 케첩으로 그림이나 글자를 쉽게 쓸 수 있도록 부드러운 재질의 용기를 사용하고 제품 끝의 구멍도 가늘게 했다.

강력한 BI를 위해서는 명확하고 차별화된 콘셉트가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한 BI가 제품과 포장, 광고 등 고객과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 일관되게 적용될 때 그 힘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박상훈 인터브랜드 코리아 대표 spark@interbra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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