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빛 봄바람에 女心 ‘살랑’…‘핑크 마케팅’ 전자-보험까지

  • 입력 2006년 2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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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여심(女心)은 ‘FINK(핑크)’ 마케팅으로 잡아라.”

여성이 소비의 주체로 주목받으면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이른바 ‘핑크 마케팅’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핑크는 미국의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 박사가 주장한 “21세기는 3F의 시대”라는 표현의 ‘F’와 올봄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홍색(Pink)’의 합성어. 나이스비트 박사는 그의 저서 ‘메가트렌드’에서 “Female(여성), Feeling(감성), Fiction(상상)이 21세기 기업 경쟁력의 화두”라고 예견했다.

여성이 주 고객인 화장품에서부터 캐릭터, 전자제품, 온라인 게임을 비롯해 보험과 같은 서비스 제품에 이르기까지 ‘핑크’를 테마로 한 다양한 상품들이 여심을 유혹하고 있다.

화장품 제조사 브루조아, 바비브라운, 헤라 등은 핑크색을 테마로 한 색조화장품 ‘소프트핑크’ ‘로맨틱 스타일’ 시리즈 등을 최근 선보였다.

에뛰드 화장품은 서울 중구 명동의 매장 벽을 아예 핑크색으로 바꾸고 핑크 침대와 욕조 등을 진열해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자업계도 핑크빛 열풍이다. 휴대전화 제조사 모토로라는 세계적인 테니스선수 마리아 샤라포바에게 선물했던 ‘핑크 레이저’를 한정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미국의 로봇 전문회사인 아이로봇도 최근 핑크색 로봇청소기 ‘룸바’를 선보였다. 여기에 여성의 감성을 적극적으로 자극하는 이벤트도 함께하고 있다. 룸바 판매금액의 10%를 ‘한국 유방건강재단’에 기부하는 ‘핑크 리본’ 행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것.

온라인에도 ‘핑크 마케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포털 ‘넷마블’은 얼마 전 여성을 위한 카드게임 ‘핑크 맞고’를 선보였다. 청록색이던 게임 바탕 화면을 화사한 핑크색 계열로 모두 바꾼 것.

다음의 온라인 쇼핑몰인 디앤샵도 온라인 의류매장 바탕 화면과 ‘우수고객 라운지’를 핑크색으로 꾸몄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핑크 마케팅 물결을 타고 최근 매출이 30% 정도 성장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업계에도 핑크색은 새로운 상품 코드가 되고 있다.

동부화재는 최근 여성을 위한 보험상품 ‘뷰티라이프’를 내놓으면서 안내 책자와 계약서를 모두 핑크색으로 만들었다.

동부화재 서울 북부지사 정영록 지사장은 “최근 보험, 대출 등 서비스 상품도 여성들이 주로 가입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상품의 내용뿐만 아니라 외형도 여성의 감수성을 자극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우송대 컴퓨터디자인학부 김형석 교수는 “핑크 마케팅은 여성이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마음을 자극하는 일종의 ‘여심흡수(女心吸收)’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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