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보험가등 강남 ‘新상권 트리오’ 강북 舊상권 뺨치네

  • 입력 2006년 2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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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패션타운과 명동 은행가(街)는 서울 강북에 자리 잡은 전통적인 대형 상권. 동대문 의류도매상가를 중심으로 대형 쇼핑몰이 꾸준히 생겨나고, 은행 본점들이 수십 년 동안 명동을 지키면서 대표 상권으로 남을 수 있었다.

한강 이남지역에도 강북 상권에 맞먹는 대형 상권 세 곳이 새롭게 생겨났다. 강남 테헤란로는 보험사 본점이 몰려들면서 ‘보험타운’이 됐고, 도산대로 주변은 수입자동차 전시장이 잇따라 들어서 ‘수입자동차 1번지’로 자리 잡았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일대(가리봉 로데오거리)는 대형 아웃렛몰이 들어서면서 동대문을 넘보는 패션타운으로 변신했다.

○ 여의도-광화문 보험사들 이전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에 몰려 있던 보험사들이 줄줄이 테헤란로 인근으로 본사를 옮기면서 보험타운을 형성했다.

2002년 동부생명과 동부화재가 강남구 대치동 동부금융센터로 본사를 옮겼고, 2003년에는 교보생명 본사 일부와 교보자동차보험 본사가 서초구 서초동 제일생명 사거리에 사옥을 완공해 이전했다. 푸르덴셜생명도 같은 해 강남역 인근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옛 동양화재)에 이어 이달 20일 LG화재도 강남역 사거리 근처에 새 둥지를 틀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이 강남에 자리 잡자 국내 보험사들도 이를 뒤따르는 모습이다. 강남의 부동산 가치가 높은 데다 경제적 여력이 있는 강남 고객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하나만 옮기는 것이 아니라 금융타워를 만들어 금융 계열사들이 한꺼번에 이전하는 사례도 많다.

○ 수입차업체 대부분 매장 열어

강남구 신사동 신사역 사거리에서 청담동 영동대교 남단으로 이어지는 도산대로는 ‘수입자동차 거리’로 통한다.

국내 진출 수입자동차 업체 대부분이 이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1997년 크라이슬러가 학동역 사거리 부근에 전시장을 연 뒤 BMW, 벤츠, 포드,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지난해 7월엔 닛산의 인피니티, 12월엔 볼보 전시장이 문을 열었다.

JK모터스 정일환 과장은 “브랜드가 한 군데에 몰리면서 고객을 끌어들이는 시너지 효과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곳이 수입자동차 업체의 메카로 뜬 것은 근처에 청담동 압구정동 논현동 등 부촌이 있어 수입차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수입자동차협회 박은석 대리는 “지난해 새로 등록된 수입차가 강남구 5941대, 서초구 1970대로 서울에 등록된 전체 수입차(1만3119대)의 60%를 넘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구로아웃렛타운

지하철 1,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옛 가리봉역)에서 디지털단지 오거리 방향으로는 패션타운이 펼쳐져 있다.

한때 구로공단이었던 주변 지역도 지금은 대형 아파트형 공장과 정보기술(IT) 벤처산업단지가 들어선 서울디지털단지로 변했다.

소규모 상설의류매장이 많아 가리봉 로데오거리로 불렸던 이곳은 2001년 이후 대형 쇼핑몰 형태의 아웃렛 매장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패션타운으로 탈바꿈했다.

‘마리오아울렛’ 성택암 과장은 “주말 하루 동안 3만∼4만 명의 고객이 방문한다”며 “앞으로 대형 아웃렛 쇼핑몰 3, 4곳이 더 문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곳 대형 아웃렛 매장은 산업단지에 입주한 의류업체들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특징. 물류센터가 인근에 있다 보니 물량이 많고 가격도 싸다.

정부는 쇼핑몰과 의류업체들이 몰려 있는 이곳을 서울디지털산업 2단지로 특화해 집중 지원할 계획이어서 상권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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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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