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현대차와 만도인수 담판짓겠다”

  • 입력 2005년 12월 10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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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담판을 짓겠다.”

정몽원(鄭夢元·50·사진) 한라건설 회장은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정 회장은 8일 저녁 본보 기자와 만나 “(한라건설과 함께 만도 인수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차와 아직 접촉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만나 담판을 지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달여 전 (만도) 노조위원장의 요청으로 만난 적이 있다”며 “만도 노조 측에 ‘준비는 다 돼 있고 인수 의사는 확고하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인수 자금에 대해서는 “현금도 있고 국내외에서 끌어올 자본도 충분하다”고 했다.

이어 “일부에서 만도가 현대차 쪽으로 기울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우리는 노조의 지지가 있고 우선인수권도 있다”며 “누가 인수 금액을 먼저 밝히느냐가 관건이며 지금은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만도는 정 회장의 부친이자 고(故)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창업주의 동생 정인영(鄭仁永) 한라건설 명예회장이 창업했던 회사.

1997년 한라그룹의 부도로 자금난을 겪다가 1999년 JP모건 등이 합작한 투자사 선세이지에 6000억 원에 팔린 뒤 올해 매물로 나왔다.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올해 9월 인수 의향을 내비친 데 이어 최근 정인영 명예회장이 임원회의에서 “만도 경영권을 되찾아 오라”고 지시해 ‘범현대가(家)’ 간에 인수전이 불붙었다.

만도의 지분은 선세이지가 73.11%, 정몽원 회장과 한라건설이 각각 9.27%씩 총 18.54%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8.35%의 지분도 한라건설 임직원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라건설은 추가로 24%의 지분만 확보하면 경영권을 얻을 수 있다.

한라건설은 만도 매각 당시 계약에 따라 우선협상자와 같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우선인수권’을 가지고 있어 일단 유리하다.

예상 가격은 7000억∼1조 원. 현재 한라건설은 3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에 대한 만도의 납품 비중이 70%가 넘기 때문에 결국은 현대차 경영진의 최종 결심에 달렸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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