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저건 우리회사 제품아냐? “생큐! 파파라치”

  • 입력 2005년 12월 8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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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파파라치!’ 국산 상품이 ‘파파라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사용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늘면서 이들의 사생활을 쫓는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한국 상품이 함께 잡히면서 광고보다 더 큰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파파라치들이 몰래 찍은 해외 유명인사들의 사진은 영향력 있는 패션 잡지나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 광고보다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이른바 ‘입소문 효과’다.》

영화 ‘알피’ ‘카사노바’ 등에 출연한 미국의 신세대 배우 시에나 밀러는 올해 10월 태평양의 ‘아모레퍼시픽’ 쇼핑백을 들고 있는 장면이 파파라치에게 사진으로 잡혔다.

뉴욕 맨해튼의 ‘아모레퍼시픽 뷰티 갤러리&스파’에서 피부 관리를 받고 나오던 밀러가 파파라치를 발견하고 다급하게 쇼핑백으로 얼굴을 가리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었다. 그 덕분에 아모레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노출됐다.

이후 미국의 주간지 ‘피플’은 밀러의 미용법을 다루면서 한국의 고급화장품 브랜드로 아모레퍼시픽을 언급했다.

미국 뉴욕에 진출한 국내 패션 브랜드 ‘와이앤드케이(Y&Kei)’도 파파라치 덕을 봤다.

파파라치 카메라에 잡힌 영화배우 귀네스 팰트로, 케이트 허드슨과 가수 라이오넬 리치의 딸 니콜 리치 등이 입은 옷이 Y&Kei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현지 매장에는 “배우들이 입었던 제품과 똑같은 것을 사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Y&Kei는 국내 여성의류 업체 오브제의 뉴욕 현지 고급 브랜드다.

LG전자의 휴대전화 ‘싸이언’도 파파라치 효과로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다.

올해 2월 힐튼 호텔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이 오른손에 휴대전화 싸이언(L1150)을 들고 승용차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퍼졌다.

이에 앞서 작년 여름엔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자신의 벤츠 승용차에서 LG 로고가 선명한 싸이언 휴대전화(LG-G4050)로 통화하는 모습이 파파라치 카메라에 잡혔다.

LG전자 측은 “싸이언의 미국 시장 점유율 순위는 작년 10∼12월 4위에서 올해 7∼9월 2위로 올라갔다”며 “파파라치 사진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브제 김주연 홍보실장은 “해외 스타들의 옷차림과 행동 하나하나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며 “한류 스타의 옷을 사고 싶다며 한국어로 문의하는 일본인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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