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미디어-엔터기술 등 노래반주기, 가라오케를 접수하다

  • 입력 2005년 11월 11일 03시 08분


코멘트
《노래반주기 제조업체인 TJ미디어는 지난달 일본 가라오케 시장 1위 업체인 다이이치고쇼(第一興商)와 2007년까지 1000억 원 상당의 제품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했다. 반주기 1대의 수출 가격(85만 원)을 감안하면 12만 대 가까운 한국산 노래반주기가 일본 시장에 들어가는 셈이다. TJ미디어 이동섭 차장은 “2년 뒤면 일본의 모든 업소용 노래반주기가 한국 제품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노래반주기가 ‘가라오케 종주국’ 일본으로 역수출돼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업소용은 물론 가정용 반주기 시장마저 빼앗을 기세다.》

○일본 시장, 우리가 접수한다!

휴대용 노래반주기를 만드는 엔터기술은 2000년 10월 일본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76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존 셋톱박스형 노래반주기의 모든 기능을 마이크 하나에 담은 이 회사 제품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현재 일본 가정용 노래반주기 시장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 클릭후 새창으로 뜨는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려보세요. 우측하단에 나타나는 를 클릭하시면 크게볼 수 있습니다.)

TJ미디어는 2002년부터 올해까지 다이이치고쇼를 통해 일본에 900억 원 상당의 ‘전자목차본’을 수출했다. 전자목차본은 노래반주기 화면에 연주 가능한 노래 목록과 번호를 표시해 줘 책자를 찾아보지 않고 노래를 고를 수 있게 해 주는 부속 장치다.

TJ미디어는 또 6월부터 무선마이크형 노래반주기 15만 대를 SK재팬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인 고리텍도 지난달 일본 산요T&S와 연간 30만 대 규모의 휴대용 노래반주기 공급 계약을 했다.

○가격과 기술에서 이겼다

노래반주기 업계에서는 일본의 노래반주기 시장(음악 콘텐츠 포함) 규모를 업소용 1조 원, 가정용 반주기까지 포함하면 1조7000억 원으로 보고 있다.

이런 시장을 한국 중소기업들이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가격과 기술 경쟁력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TJ미디어와 공급 계약을 한 다이이치고쇼는 원래 일본 야마하의 노래반주기를 샀다. 하지만 제품 1대의 가격이 700만 원 선으로 비싸 대중적인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TJ미디어 제품의 단가는 85만 원으로 야마하의 9분의 1 수준인데도 성능은 떨어지지 않았다. 다이이치고쇼는 결국 TJ미디어와 손잡았다.

엔터기술의 무기는 앞선 아이디어와 기술력이었다.

노래반주기는 집에 놓고 쓰는 물건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들고 다니며 쓸 수 있는 마이크 모양의 휴대용 제품으로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이는 노래반주기 기능과 음악 콘텐츠를 압축해 소형화하는 반도체 집적 기술이 있어 가능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 필요

일본 시장에서 한국 중소기업들의 선전(善戰)이 계속되려면 품질의 안정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조그만 고장이나 불량품이 생겨도 곧바로 외면해 버리는 일본 소비자의 특성상 꾸준한 품질 유지는 필수라는 것.

차별화된 노래반주기를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R&D) 노력도 필요하다.

엔터기술 정재호 기획실장은 “소비자들은 점점 더 실제 연주하는 것 같은 반주기, 그러면서도 작고 세련된 제품을 원하고 있다”며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