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노조 ‘같이 망하자’式 투쟁

입력 2005-11-10 03:02수정 2009-09-3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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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할인점에서 해태제과 일반 노조원들이 자사 제품을 카트에 가득 담고 계산대에서 줄 서 있다. 매장 폐쇄회로(CC)TV에 잡힌 모습. 사진 제공 해태제과
해태제과 영업직으로 구성된 일반 노조원들이 수도권 일대 할인점을 다니면서 자사 제품 대량 구매 및 환불 행위를 반복하는 등 ‘같이 망하자’식 투쟁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쇼핑에 방해를 받은 고객의 항의가 잇따르자 할인점들은 해태제과 제품을 매장에서 일시적으로 빼내는 파행 운영을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 해태 직원이 해태 제품 사지 말라니

9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 일반 노조원 100여 명은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농협 하나로마트 등 수도권 할인점들을 옮겨 다니면서 해태제과 제품 불매운동을 벌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태제과 노조원들이 매장에 몰려와 일부는 입구에서 제품 불매 피켓 시위를 벌이고, 일부는 매장에서 해태제과 제품을 쇼핑 카트에 쓸어 담고는 계산대로 몰려가 줄을 길게 서 고객들의 불평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계산을 끝낸 노조원들은 곧바로 환불 창구로 몰려가 환불을 요청하는 등 할인점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대량 구매와 환불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영업 방해 행위가 계속되자 지난달 27일부터 전국 75개 점포 진열대에서 해태제과 제품을 모두 수거해 10여 일간 판매를 중단했다.

○ 회사 존립 기반을 흔들어서야

해태제과 노조는 영업직 중심의 일반 노조 1200여 명과 천안, 안양, 원주 문막, 청주공장의 생산직 노조 1700여 명 등으로 이원화돼 있다.

이 중 일반 노조가 전임자 임금 지급, 인사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등을 요구하면서 6월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회사와 노조 측은 10월 13일까지 22차례 단체교섭을 벌였으나 모두 결렬됐고, 회사 측은 9월 6일 파업 노조원들의 회사 출입을 제한하는 직장폐쇄 조치를 내렸다.

이에 대해 일반 노조는 국세청 앞에서 해태제과에 대한 세무조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할인점 타격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수도권 할인점에서 불매운동을 본격화했다.

130일 넘게 장기 파업이 지속되면서 회사가 심각한 타격을 입자 부담을 느낀 노사 양측은 현재 한발씩 물러서 있는 상태.

노조는 인사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등 일부 조항을 포기하고, 회사는 일부 노조원에 대한 형사고발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제과 공호찬 일반 노조위원장은 “파업 기간 행위에 대한 징계를 집행부로 한정해 주면 교섭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해태제과 소성수 홍보파트장은 “노조의 불매운동으로 10월 시장점유율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포인트가량 하락했다”며 “원칙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겠다는 게 회사 입장”이라고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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