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기자본, 환란후 최소 6조 챙겼다”

  • 입력 2005년 11월 2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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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이후 해외 투기자본이 한국에 진출해 최소 6조 원의 시세차익을 챙겼으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일 ‘해외 투기자본 유입의 영향과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1998년 이후 최근까지 국내에 진출한 해외 자본 현황을 조사한 결과 투기적 성격이 강한 해외 자본이 획득한 시세차익이 최소 6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해외 자본이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주식시장 활성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등에 기여한 측면이 있지만 투기적 해외 자본은 기업의 투자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국내 기업들이 여유 재원을 생산적인 투자에 활용하기보다는 배당을 통해 외국 자본의 높은 투자수익을 보장하고 있다”며 “실제 지난해는 전체 배당금액 가운데 47.7%인 4조8000억 원이 외국인에게 지급돼 국내 소비와 기업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해외 자본에 인수된 국내 은행은 기업금융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가계대출에 주력해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미국은 ‘엑손-플로리오’법을 통해 연방정부가 국가 주요산업에 대한 외국인의 인수합병을 사전에 심사하고 있다”며 “영국도 ‘산업법’으로 주요 제조업에 대한 외국 기업의 인수를 규제하는 등 선진국들은 해외 투기자본에 대한 다양한 방어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법적으로 외국인 투자를 사전에 심사하는 기능과 함께 은행 지배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해외 투기 자본에 대한 공정과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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