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들 "이게 분양가라니. 여기가 서울이야?"

입력 2005-11-01 15:55수정 2009-10-0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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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스마트시티 모델하우스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 건설될 주상복합아파트 스마트시티가 27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해 주요 초청인사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가장 적은 평수인 33평형이 1천95만원, 로열층의 74-102평형이 1천450만원 등 평균 1천290만원의 분양가로 지금까지 대전지역 최고를 기록했다. [연합]
“나도 비싸다고는 보지만 아파트 분양가는 허가사항이 아니라 신고사항이다.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

‘대전판 타워팰리스’로 불리며 평당 최고 1474만원에 이르는 높은 분양가로 논란을 빚고 있는 대전 유성구 도룡동 주상복합아파트 ‘스마트시티’.

분양가가 결정되자 시민들은 “여기가 서울이냐. 기가 막혀서 말도 안나온다. 우리가 무슨 봉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대전경실련도 “아무리 비싸게 잡아도 750만원이면 적당하다”며 “대전시가 210억원 규모의 컨벤션센터 부지를 기부채납 받은 대가로 분양사인 스마트시티(주)가 시민들로부터 몇 천 억원의 이익을 보도록 묵인해주고 있다”며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분양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급기야는 염홍철 대전시장까지 나서서 “나도 적정치는 않다고 보지만, 시장경쟁 원리와 규제완화 차원에서 분양가를 강제할 수 없다. 어려움을 이해해 달라”며 진화에 나섰다.

염 시장은 지난 31일 해외출장 귀국기자회견에서 출장과 직접 연관이 없는 ‘스마트시티’ 분양가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대전시의 입장을 설명했다.

염 시장은 기부채납 특혜의혹에 대해 “대규모 주택단지를 개발할 때 행정기관에서 기부체납을 받는 것은 관행”이라며 “스마트시티가 대전시 숙원사업의 하나인 컨벤션센터 부지를 기부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염 시장은 또 “기부채납이 분양가에 전가됐다고는 본다”면서도 “입주자들도 주변에 컨벤션센터가 생겨 아파트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회사는 분양가를 적정수준으로 내려라”, “대전지역 아파트 분양가를 터무니 없이 높이고 있다. 강력한 행정지도를 하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시민은 “건설업체의 폭리가 뻔한데도 행정기관에서 손을 놓고 있다”며 “스마트시티 때문에 대전지역 다른 아파트 분양가도 덩달아 상승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힘들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전경실련 이광진 사무처장은 “대전시장까지 나서서 업체를 옹호하고 있다”며 “대전시는 지금이라도 정확하게 원가를 계산해서 지도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스마트시티에 대해서도 “이 회사는 토지개발공사의 위장 자회사로 대표이사 자리에 토지공사 간부출신을 앉혔다”며 “토공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땅장사를 하는 꼴 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대전경실련은 서울경실련과 연대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모으는 등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대전시 민제홍 건축과장은 “특혜는 없다. 우리도 주변 아파트나 앞으로 분양할 아파트 값에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고 있다”면서 “유성구청에 원가분석을 철저히 해서 분양가가 책정될 수 있도록 권고했는데, 유성구에서 나름대로 판단해서 승인을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스마트시티 관계자는 “분양가가 비싸다는 얘기가 전혀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다”면서 “현재 대전지역의 아파트 시세가 많이 올랐고, 스마트시티는 기존의 아파트보다 품질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최근 대전지역 일반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평당 400~700만 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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