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기 평택시에 있는 LG전자 디지털파크에서는 ‘LG전자의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경영 노하우 전수 설명회’가 열렸다.
김쌍수(金雙秀) LG전자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인 300여 명을 앞에 두고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김 부회장이 “어떻게 하면 여기 참석한 분들이 최고경영자(CEO)로서 정신무장을 할 수 있겠는지 생각했다. 오늘 좀 충격적인 얘기를 많이 할 것이다”고 운을 떼자 청중들은 긴장한 듯 저마다 수첩과 노트북 컴퓨터를 꺼내 메모를 시작했다.
그는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건물에 전깃불이 밤새도록 켜 있는 것을 보면 아찔하다”며 “하나하나씩 챙기는 ‘이삭줍기’식 경영을 해야지 ‘한방에 끝낸다’고 마음먹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현장중심과 기술 기반 경영을 강조하며 “직원들이 ‘사장님이 찾으면 나 퇴근하지 않았다고 하라’는 ‘이순신(李舜臣) 퇴근’을 안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분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해 청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 설명회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相生) 협력을 추구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SK텔레콤, 현대자동차가 경영 노하우를 중소기업들에 ‘전수’했고 이번이 네 번째다.
행사 공고가 나간 뒤 지원자가 몰려 주최 측에서 당초 정원을 20명가량 늘려 잡을 정도로 호응이 컸다.
이날 머리가 희끗희끗한 40∼60대 중소기업인들은 강사로 나선 LG전자 임원진의 농담 한마디까지 깨알같이 적어나갔다. 이들은 휴식 시간에도 자리를 지키며 강의 내용을 정리하는 등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이었다.
두 번째 강의에 나선 LG전자 경영혁신팀 최경석 상무는 “경영혁신사상의 기본은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일부러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했기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고 우린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엠아이텍코리아의 김재철(金載哲) 대표는 “예전 설명회에도 참석했었는데 그룹마다 경영 특성과 패러다임을 읽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며 “그동안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나태했던 부분을 추스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기신정기㈜ 김동주(金東周) 전무도 “중소기업일수록 현장경영에 신경 써야 한다는 얘기 등을 다시 곱씹어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 김 부회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이달부터 자사의 중간관리자급 인력을 상생 경영 차원에서 협력사에 장기간 파견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파견자 인건비의 60%는 LG전자 측에서 지원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전경련이 법제화를 추진 중인 ‘중소기업의 대기업 중견 인력 활용 방안’의 일환”이라며 “향후 파견 업체 및 규모를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택=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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