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5%혁신은 불가능해도 30%혁신은 가능”

  • 입력 2005년 9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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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이 7일 경기 평택시 LG전자 디지털파크에서 열린 ‘LG전자의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경영 노하우 전수 설명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LG전자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이 7일 경기 평택시 LG전자 디지털파크에서 열린 ‘LG전자의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경영 노하우 전수 설명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LG전자
“불필요하게 영업사원만 늘려서 뭐합니까? 어떻게 하면 오버헤드(Overhead·관리 영업과 같은 비생산적 요소 비용)를 줄일 수 있는지 연구하세요.”

7일 경기 평택시에 있는 LG전자 디지털파크에서는 ‘LG전자의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경영 노하우 전수 설명회’가 열렸다.

김쌍수(金雙秀) LG전자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인 300여 명을 앞에 두고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김 부회장이 “어떻게 하면 여기 참석한 분들이 최고경영자(CEO)로서 정신무장을 할 수 있겠는지 생각했다. 오늘 좀 충격적인 얘기를 많이 할 것이다”고 운을 떼자 청중들은 긴장한 듯 저마다 수첩과 노트북 컴퓨터를 꺼내 메모를 시작했다.

그는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건물에 전깃불이 밤새도록 켜 있는 것을 보면 아찔하다”며 “하나하나씩 챙기는 ‘이삭줍기’식 경영을 해야지 ‘한방에 끝낸다’고 마음먹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현장중심과 기술 기반 경영을 강조하며 “직원들이 ‘사장님이 찾으면 나 퇴근하지 않았다고 하라’는 ‘이순신(李舜臣) 퇴근’을 안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분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해 청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 설명회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相生) 협력을 추구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SK텔레콤, 현대자동차가 경영 노하우를 중소기업들에 ‘전수’했고 이번이 네 번째다.

행사 공고가 나간 뒤 지원자가 몰려 주최 측에서 당초 정원을 20명가량 늘려 잡을 정도로 호응이 컸다.

이날 머리가 희끗희끗한 40∼60대 중소기업인들은 강사로 나선 LG전자 임원진의 농담 한마디까지 깨알같이 적어나갔다. 이들은 휴식 시간에도 자리를 지키며 강의 내용을 정리하는 등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이었다.

두 번째 강의에 나선 LG전자 경영혁신팀 최경석 상무는 “경영혁신사상의 기본은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일부러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했기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고 우린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엠아이텍코리아의 김재철(金載哲) 대표는 “예전 설명회에도 참석했었는데 그룹마다 경영 특성과 패러다임을 읽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며 “그동안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나태했던 부분을 추스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기신정기㈜ 김동주(金東周) 전무도 “중소기업일수록 현장경영에 신경 써야 한다는 얘기 등을 다시 곱씹어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 김 부회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이달부터 자사의 중간관리자급 인력을 상생 경영 차원에서 협력사에 장기간 파견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파견자 인건비의 60%는 LG전자 측에서 지원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전경련이 법제화를 추진 중인 ‘중소기업의 대기업 중견 인력 활용 방안’의 일환”이라며 “향후 파견 업체 및 규모를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택=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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