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지속가능경영 이렇게 실천한다

  • 입력 2005년 9월 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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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의 실천 방법은 기업별로 다르다.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은 저마다 기업의 투명성과 윤리성, 환경보호 등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원론(原論)’은 있다. 기업이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보편적인 실천 지침을 소개한다.》

○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조직 확보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을 효과적,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조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속가능경영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이사회에도 지속가능경영을 뒷받침할 만한 기구나 조직을 두는 것이 최선이다.

글로벌 기업인 필립스는 효과적인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이사회와 경영위원회 안에 지속가능경영 이사회(Sustainability Board)를 운영하고 있다. 이 이사회를 통해 필립스는 사회적 공헌과 환경에 관한 문제들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 이해관계자에게 알려라

선도적인 기업이라면 자원고갈이나 환경오염, 새로운 산업의 출현 등 늘 생길 수 있는 변수에 관해 대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사실. 게다가 이와 동시에 경제적 수익성을 함께 생각해야 하는 것이 기업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이 두 가지를 잘 조율하는 것이 기업의 과제. 더구나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그 이해관계를 두고 다양한 주변의 목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지속가능경영에 관해서도 조율이 필요하다. 이해관계자의 알 권리, 참여할 권리를 충족시키고 이해관계자와 건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기업이 할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주주의 투자를 보호하고 적절한 배당을 하는 것, 종업원의 인권을 존중하고 좋은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것들이 이에 해당된다. 여기에 지역 사회의 법규를 준수하면서 환경에 관련된 사항을 어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캐나다 철강업체인 도파스코는 지역 사회로부터 회사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의견을 정기적으로 수렴해 경영에 반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 사회-소비자를 위한 지속가능경영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도 지속가능경영의 한 부분이다. 상품 또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검토해야 하고, 소비자가 ‘삶의 질’을 생각할 때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가격과 품질, 안전, 환경 관련 영향 등에서 우수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기업의 몫이다. 이와 함께 기업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이나 빈곤 계층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회 공헌 노력을 수행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로열 더치 셸에는 지속가능경영의 성과 검토를 위한 위원회를 지역 주민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 정부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따라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은 결국 정부 정책과 호흡을 같이해야 한다. 물론 정부가 규정한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 궁극적으로 기업이 할 일이겠지만, 적어도 지속가능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정부가 정한 기준에 못 미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환경 친화 기업을 ‘국제적인 기준’에 걸맞은 기준을 내세워 선정하고 각종 혜택을 주는 것도 정부 정책의 하나.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경영의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벤치마킹해 국내 기업이 적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개발해 보급한다는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지속가능경영 小史▼

‘지속가능경영’이라는 개념이 세계 경제계의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1992년 유엔 리우 지구정상회의에서는 세계 인류 차원의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ESSD·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을 채택했다. 지속가능경영이란 리우 정상회의의 ‘선언’을 경영 활동에 도입한 것이다.

산업사회의 발전과 함께 이어진 대량생산, 대량소비 형태의 경제 활동은 환경오염의 주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무분별한 자원 개발과 그로 인한 자연 파괴가 인간의 생존까지 위협하게 된 것. 이에 따라 기업의 경영 활동에 있어서도 ‘건전한 환경’이라는 화두(話頭)가 나타나게 됐다.

1990년대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른바 ‘환경경영’에서 출발한 이 지속가능경영의 개념은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까지를 포함해 영역이 확대됐다.

지속가능경영의 개념은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돼 왔다. 1995년 ‘지속가능발전 세계기업가 협의회(WBCSD)’가 발족해 현재 170여 개 기업이 활동하고 있고, 2002년 다보스 포럼에서는 46개 다국적 기업이 글로벌 기업의제로 논의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2002년 3월 ‘지속가능발전 기업협의회(KBCSD)’가 발족해 30여 개사(社)가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환경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포함하는 지속가능경영은 기업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다우존스는 DJSI라는 지속가능경영 평가지수를 개발해 매년 글로벌 기업 가운데 상위 20%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 또 세계적인 펀드 운용 회사들은 환경 친화적이며 도덕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적 책임 투자(SRI)’ 펀드를 운용해 투자하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2조7000억 달러(약 2700조 원) 규모의 SRI 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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