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데나는 전경련 회장이기도 한 강신호(姜信浩) 동아제약 회장이 모든 의미를 두루 담아내기 위해 직접 지은 이름. 그는 소문난 작명가(作名家)로 잘 알려져 있다. 동아제약의 최대 히트상품 이름은 그의 머리에서 나온 게 많다.
대표적인 게 드링크의 간판스타인 박카스. 1950년대 독일에서 유학한 강 회장이 우연히 함부르크시청 지하홀 입구에서 술과 추수의 신 ‘바쿠스(Bacchus)’ 석고상을 본 게 나중에 제품명 아이디어가 됐다.
이 밖에 가그린, 미니막스, 하노백, 서큐란 등 10여 개가 강 회장의 작품이다.
동아제약은 “강 회장은 외국 유학생활로 외국어에 대한 감각이 남다른 데다 평소 제품명 짓기에도 관심이 많아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제약업계에선 강 회장 말고도 윤영환(尹泳煥) 대웅제약 회장이 이름을 잘 짓는다. 대표적인 소화제인 베아제와 간장약 우루사가 그의 아이디어였다.
신춘호(辛春浩) 농심 회장도 ‘아이디어 뱅크’다. 새우깡을 비롯해 너구리, 큰사발, 짜파게티, 안성탕면 등이 모두 그가 직접 지은 이름들이다.
‘국민 스낵’으로 불리는 새우깡은 1971년 제품개발 당시에 신 회장의 막내딸이 ‘아리랑’을 ‘아리깡, 아리깡’으로 부른 데서 힌트를 얻었다.
배상면(裵商冕) 국순당 회장의 둘째 아들인 배영호(裵永浩) 배상면주가 사장은 국순당이라는 회사 이름과 백세주라는 제품명을 모두 지었다.
신격호(辛格浩) 롯데그룹 회장은 특이하게 책을 보고 감명을 받아 그룹명을 떠올린 케이스. 그는 젊었을 때 독일 작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책에 나오는 여주인공 ‘샬로테’에서 ‘샬’을 빼고 ‘롯데’로 그룹 이름을 지었다.
고 조중훈(趙重勳)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의 선박에 ‘한진 서울’ ‘한진 인천’처럼 일일이 국내 주요 도시 이름을 붙였다. 이들 배는 세계 각지를 누비며 한국 도시를 알렸다.
외국으로 눈을 돌리면 일본 소니의 공동창업자인 고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 회장이 있다. 그는 ‘걸어 다니며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뜻에서 녹음재생기에 ‘워크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세계에서 이 워크맨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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