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등 입주량 24년만에 최대…집값 급등 꺾일까

  • 입력 2005년 6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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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워낙 많아 집값이 꺾일 것이라는 건설교통부의 예측은 맞아 들어갈까.

건교부가 추정한 서울 강남 송파 서초 등 ‘강남 3개 구’의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4969가구. 1982년 이후 가장 많다.

따라서 최근 강남지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집값 급등세는 거품이며 꺾일 것이라는 게 건교부의 희망 섞인(?) 관측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시장 상황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건교부 “내년 집값 떨어진다”

내년에 입주하게 되는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는 올해보다 6000가구 이상 많고 개포 주공아파트가 입주했던 1982년(1만7930가구) 이후 24년 만에 가장 많다.

지역별로는 강남 8077가구, 송파 3857가구, 서초 3035가구. 대표적으로 강남구 도곡동의 렉슬(3002가구), 서초구 서초동의 롯데캐슬클래식(990가구), 송파구 잠실동의 레이크팰리스(2678가구) 등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도 올해(20만 가구)에 이어 내년에도 20만4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판교 김포 동탄 파주 이의 등 ‘수도권 2기 신도시’가 본격화되면 아파트 입주물량이 계속 많아진다는 전망이다.

건교부는 이를 근거로 “향후 수도권에서 집값이 오를 이유는 없고 오히려 거품을 우려해야 한다”며 “실수요자라면 섣부른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 전문가들 “중대형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상승이 대형 아파트 위주로 이뤄지고 있음에 주목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대형 아파트 값은 지난해 말 대비 5월 말 현재 5.0% 올라 상승률이 같은 기간 중형(2.1%)과 소형(2.0%) 아파트의 2배에 이른다.

특히 5월에는 대형(1.8%)과 중형(0.8%) 및 소형(0.5%) 아파트 값 상승률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지어야 하는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강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부연구위원은 “입주물량이 늘더라도 강남에서 인기가 높은 중대형의 공급이 모자라 집값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부동산컨설팅회사 ‘시간과 공간’의 한광호 사장은 “최근 집값은 ‘강남에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상승폭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중대형이냐 아니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며 “정부가 이런 변화에 맞는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늘어난 입주물량이 적정 수준이냐는 논란도 나온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김희선 전무는 “강남에 사는 사람은 빠져 나가려 하지 않고 신규로 강남에 들어가려는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며 “아파트 재건축으로 빠져나갔던 강남 주민이 돌아오고 신규 진입자 수요까지 고려할 때 내년 입주물량이 충분한 것인지는 좀 더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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