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SK텔레텍 인수…SK텔레콤서 지분 60% 매입

  • 입력 2005년 5월 3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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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견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팬택 계열이 SK텔레콤의 자회사인 휴대전화 제조업체 SK텔레텍 지분 60%를 인수했다.

SK텔레콤은 3일 이사회를 열어 SK텔레텍 지분 60%(약 454만 주)를 3000억 원에 팬택&큐리텔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되면 팬택&큐리텔이 SK텔레텍의 최대 주주가 돼 경영권을 갖게 되고 SK텔레콤은 29.1%의 지분을 가진 2대 주주가 된다.

○인수 배경

통신업계에선 이번 인수가 팬택 계열과 SK텔레콤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당장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아져 2위인 LG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됐다”며 “이동통신 업체와 가격이나 신제품 개발을 놓고 협상을 벌일 때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텔레텍이 갖고 있던 ‘스카이’ 브랜드도 팬택이 저가(低價)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벗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 1위인 이동통신 사업자가 단말기 제조업체를 자회사로 거느릴 경우 단말기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SK텔레텍의 단말기 공급 대수는 2001년부터 올해까지 연간 120만 대로 제한됐다. 규제의 시한은 올해 말이지만 정부가 규제를 어떤 형태로든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매각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29.1%의 의미

통신업계는 SK텔레콤이 29.1%의 지분을 남겼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SK텔레텍을 계열사에서 제외해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단말기 제조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 것.

팬택 역시 국내 시장에서 최대 고객인 SK텔레콤에 ‘끈’을 남겨두는 게 앞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병엽(朴炳燁) 팬택 부회장은 SK그룹과 소버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일 당시 SK텔레콤의 모회사인 SK㈜ 지분 1.2%를 매입해 최태원(崔泰源) SK㈜ 회장을 도왔다.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과 단말기 제조업체인 팬택 계열의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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