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판교신도시에 납골당 건립 추진

경기도가 성남시 판교신도시 안에 납골당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 주민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판교신도시에 납골당을 만듦으로써 화장(火葬) 문화를 확산시키고 납골당이 혐오시설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또 이를 통해 혐오시설을 무조건 기피하는 이른바 '님비(NIMBY)현상'을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경기도의 구상이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판교신도시 안에 납골당 건립을 위해 공동시행사인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성남시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납골당이 들어설 장소와 규모 등 구체적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원부지에 조성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공원 한 곳에 고층 건물 형태의 납골당을 짓고 그 주변에 산책로 등을 조성하면 주민에게 전혀 혐오감을 주지 않는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판교신도시에는 30만 평의 금토산공원과 14만 평의 신촌공원, 5만 평의 합수부공원 등 3개의 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시행사 4곳이 각각 나눠 개발하는 판교신도시 특성 상 납골당의 조성장소를 놓고 시행사간의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향후 추진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경기도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납골당의 입지가 결정되면 그 주변 토지가격의 하락과 입주민의 반발이 불가피해 서로 자기가 개발하는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한국의 대표 신도시가 될 판교에 납골당을 건립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만연한 님비현상을 극복한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다"며 "판교 뿐 아니라 앞으로 건립될 주요 신도시에 납골당의 건립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82만여 평의 판교신도시는 토지공사가 132만여 평, 주택공사가 75만여 평, 성남시가 55만여 평, 경기도가 20만여 평을 각각 분할해 개발한다.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