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영업 ‘굴비효과’ 노린다…뚝섬개발 등 대형사업에 눈독

  • 입력 2005년 2월 13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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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나 공공기관·대기업 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굵직한 사업을 한번 확보해 놓으면 관련 업체나 개인들의 금융거래까지 굴비처럼 줄줄이 엮어 영업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최근 반포주공 2단지 재건축 입찰에서 다른 7개 은행을 제치고 금융사업자로 낙찰됐다.

이 밖에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3단지, 대구 달서구 성당주공 3단지, 서울 뚝섬 상업용지 매각, 청계천 주변 상가 등의 사업을 놓고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반포주공 2단지와 3단지 사업은 주민들의 이주비와 중도금 대출 등 기본적인 자금 규모가 각각 1조 원 안팎에 달하는 데다 향후 부동산 담보 대출, 프라이빗뱅킹(PB) 등으로 영업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과 대기업 영업을 둘러싼 은행의 경쟁도 치열하다.

하나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공공기관 영업만 전담하는 부서를 ‘법인영업본부’로 독립시켰다.

이 본부의 홍성혁 차장은 “연기금 운용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은 기본적으로 은행에 맡기는 자금의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연관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군인공제회를 고객으로 확보해 놓으면 군인공제회가 아파트 건축에 투자할 때 해당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을 하나은행이 담당하는 식으로 영업이 확장된다.

신한은행은 대기업과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위로부터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우량 기업을 공략한 후 그 기업이 확보하고 있는 고객으로 영업을 넓힌다.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 제품을 사는 고객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한 예다.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산 고객이 신한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우대 금리가 적용된다.

국민은행은 급여이체, 법인카드 관리, 매출채권관리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금융 서비스를 온라인상에서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사이버 영업점’을 개발해 올 초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의 여러 금융거래가 국민은행으로 집중되면 자연스럽게 영업이 확장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진 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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