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코리아’ 봄날은 가나…외국 경쟁社 초대형화

  • 입력 2005년 1월 31일 17시 29분


코멘트
한국의 철강산업에 거대한 암초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작년에 국제가격 상승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으나 이러한 호황이 오래갈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이구택(李龜澤) 포스코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현재의 실적에 만족하면 5년 후 혹독한 시련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를 이끌고 있는 이 회장은 특히 세계 철강업체의 대형화 추세와 원자재 가격 급상승, 중국의 매서운 추격에 지금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커다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의 대형화 추세=2004년 10월 네덜란드의 LNM과 미국의 ISG가 합병을 선언,세계 최대 규모의 철강업체인 ‘미탈 스틸’이 탄생하자 국제 철강업계는 깜짝 놀랐다.

LNM과 ISG는 2003년 각각 유럽과 미국의 3개 철강사가 합병한 회사인데 다시 바다를 건너뛴 합병이 이뤄진 것. 미탈 스틸의 조강생산량은 연간 6300만 t으로 기존 1위인 아르셀로(4500만 t)를 제쳤다. 포스코의 작년도 생산량은 3010만 t으로 세계 4, 5위 수준이다.

이번 합병은 선발 대기업이 세계적인 합병을 통해 비용절감과 시너지 효과를 추구해 보다 강해지기 위한 시도로 이런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일본 철강연맹 회장인 미무라 아키오(三村明夫) 신일본제철 사장은 1월 초 “유연탄과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업계 전체적으로 생산원가가 1조 엔(약 10조 원) 늘어날 전망”이라며 철강재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일본의 유연탄 수입가격은 작년에 t당 56.5달러에서 올해는 125달러로 높아졌다. 또 호주의 리오틴토사(社)는 철광석 공급가격을 작년보다 50% 인상하겠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이에 따라 한국의 철광석 수입가격도 최소 30∼50% 올라갈 전망이다. 이구택 회장은 “올해 포스코의 원료구매 비용이 작년보다 약 1조 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맹렬한 추격=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철강 순(純)수입국이었던 중국이 순수출국으로 돌아서 그동안 호황을 누려온 세계 철강업계가 공급과잉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의 월평균 철강 수출규모는 작년 1분기(1∼3월) 58만 t, 2분기(4∼6월) 125만 t, 7∼10월 187만 t으로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 작년 11월에 월간기준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의 수입량이 대중(對中)수출량보다 100만t 많아졌다.

중국은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 한 저가(低價) 공세로 미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특히 세계 경쟁력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바오철강은 동남아시아의 자동차 및 가전용 고급강판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직접적인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