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추락]‘비경제적 요인’에 경제수장 화났나

  • 입력 2004년 11월 19일 18시 07분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정례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5% 성장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우울한 경제전망을 내놨다.연합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정례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5% 성장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우울한 경제전망을 내놨다.연합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례적으로 ‘비관론’을 쏟아냈다.

특히 생산과 소비, 고용상황을 설명하면서 ‘증가율 둔화’ ‘부진’ ‘위축’ ‘감소’ 등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했다.

이 부총리는 2월 취임 이후 줄곧 “모두가 노력하면 5%대 성장이 가능하다”며 낙관론을 펴왔다. 그는 하루 전인 18일 서울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도 “하반기 성장률이 5%를 하회하지만 연간 성장률은 5%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총리는 비관론을 편 이유에 대해 “3·4분기(7∼9월) 성장률을 4.8%로 예상했는데 추석이 있었던 9월 소비부진으로 4.6%에 그쳤다”며 “4·4분기(10∼12월) 성장률이 당초 예상대로 나오더라도 5%를 밑돌 가능성이 많아졌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제팀 수장이 비관론을 공개적으로 밝힌 데에는 이 같은 ‘공식적’ 설명 외에 다른 배경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주요 경제정책 결정과정에서 여전히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현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이 부총리의 ‘작품’인 기업도시특별법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특혜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종합투자계획에 연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고 참았는데…”라는 표현을 써가며 반대 의사를 밝히는 등 경제팀 수장의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이 부총리는 이날 ‘비경제적 요인’이라는 단어를 두드러지게 사용했다. 하지만 ‘비경제적 요인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나도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정치사회적 불안에 따른 투자심리 하락 △접대비실명제 성매매특별법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을 표현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경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부총리의 거취 문제도 본격 제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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