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홈 네트워크 이젠 당신곁에…

  • 입력 2004년 10월 13일 16시 10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삼성 홈비타 체험관에서는 홈패드를 이용해 TV와 홈시어터, 현관과 조명 등을 직접 제어해 볼 수 있다. 홈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해 가스오븐에 연결된 전자 밸브를 자동으로 닫을 수 있고 ‘취침’ 버튼 하나로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 전원을 내릴 수 있다. 침실에서 부엌의 세탁기를 작동시키거나 오븐에 넣어둔 요리가 다 됐다는 알람 메시지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사진제공 삼성전자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삼성 홈비타 체험관에서는 홈패드를 이용해 TV와 홈시어터, 현관과 조명 등을 직접 제어해 볼 수 있다. 홈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해 가스오븐에 연결된 전자 밸브를 자동으로 닫을 수 있고 ‘취침’ 버튼 하나로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 전원을 내릴 수 있다. 침실에서 부엌의 세탁기를 작동시키거나 오븐에 넣어둔 요리가 다 됐다는 알람 메시지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사진제공 삼성전자
지난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전시관 1층에서 열린 ‘한국전자전.’

침실 전등이 자동으로 켜지고 인터넷에 세탁 방법을 올려놓자 세탁기가 저절로 돌아갔다.

이 전시회에 나온 삼성전자의 ‘홈패드’는 집안의 가전제품을 관리하는 장비였다. A4용지 크기의 홈패드 화면에는 집안 설계도와 가전제품 배치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화면에서 ‘취침 모드’를 눌렀더니 가전제품이 자동으로 꺼지고 창문 현관문 가스밸브도 잠겼다.


LG전자가 선보인 개인휴대단말기(PDA)도 가전제품을 움직이는 리모컨 역할을 했다. 가전과 연결된 PDA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집안의 가전제품을 움직이며 집안 내부를 살펴볼 수 있었다.

모든 가전제품이 하나로 연결되는 ‘홈 네트워크’ 기술은 거의 완성 단계에 왔다는 것이 현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모든 가전이 하나의 네트워크로=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케이블TV 방송국.

디지털 방송을 보면서 집안의 가전제품을 가동시키는 케이블모뎀(VOCM)이라는 장비가 가전제품들을 움직이는 ‘통제본부’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장비를 이용해 집안 곳곳에서 화상 전화로 통화하는 것도 가능했다. 홈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하면 가스밸브와 현관문, 창문이 자동으로 잠기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이 장비는 현재 인터넷, 디지털TV방송, 인터넷전화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데이콤의 조용환 부장은 “홈 네트워크 기술이 이미 초보 수준을 넘었다”며 “이 기술이 발전해 냉장고, TV, 노트북을 통해서도 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도 머지않았다”고 전했다.

한국전자전에 나온 ‘홈패드’도 가전제품을 관리하는 ‘사령관’이었다.

홈패드에는 잠을 깨워달라는 모드를 누르면 사전에 입력된 시간에 침실 불이 자동으로 켜지는 기능이 들어 있었다. 또 아침에 옷을 벗어 세탁기에 넣고 출근하면 세탁기가 집에 돌아오기 전까지 빨래를 끝냈다.

▽꿈이 현실로=최근 선보이고 있는 홈 네트워크 기술은 아직 완벽한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평가다.

일례로 인터넷을 통해 TV를 미리 녹화해 둘 수는 있지만 냉장고에 부족한 식품이 TV에 등장하면 냉장고가 ‘TV로 주문할까요?’라고 물어보는 ‘지능형 시스템’은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전자전에 전시된 제품들은 당장 각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LG전자 홈넷사업팀은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꿈의 절반은 이미 실현됐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문인식으로 문을 열거나 집밖에서 보일러와 TV를 켤 수 있는 가정이 전국에서 1만여 가구에 이른다.

서초케이블TV 기술본부 김성일 대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품질이 나빠 쓸 생각도 하지 않았던 홈 네트워크 제품이 지금은 우리 집에 설치하고 싶을 정도로 기술 수준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데이콤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보라홈넷’ 가입자는 케이블모뎀으로 연결된 인터넷 전화에 가입할 수 있다. 데이콤 등 통신사업자와 지역 케이블방송국 등은 인터넷 전화뿐 아니라 가전제품 등을 이 케이블모뎀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홈네트워크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사진제공 데이콤

▽소비자의 선택=홈 네트워크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각 가정은 이 서비스의 품질과 가격을 따져보고 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홈 네트워크 사업자가 너무 많아 어느 서비스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에 빠진 가정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컨소시엄의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여러 사업자가 공동으로 벌이는 컨소시엄의 서비스에 가입하면 초고속인터넷, 전화, 디지털TV, 가전제품, 부가 서비스 등에서 혜택을 받을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KT와 현대건설, 현대홈쇼핑 등과 손잡고 홈 네트워크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짓는 아파트에 KT가 제공하는 통신망을 깔고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사용하면서 현대홈쇼핑에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이 컨소시엄의 설명이다.

LG전자도 SK텔레콤 LG건설 현대자동차 등과 손을 잡았다. 홈 네트워크 서비스를 자동차에서도 실현한다는 것이 LG전자의 계획이다.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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