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地方기금 마구 설치…선심성 경비로 64%나 지출

  • 입력 2004년 8월 22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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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자치단체별로 지방기금이 무분별하게 설치돼 지역 주민의 인기를 얻기 위한 선심성 경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22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기금운용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1994년 말 2조1867억원(700개) 규모이던 지방기금은 1995년 지방선거 이후 계속 늘어 지난해 말 11조2474억원(2253개)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각 자치단체가 2001∼2003년 집행한 사업성 기금 2467억원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장학금, 사회보장적 수혜금 등에 521억원 △사회단체보조금 민간보조금 등에 1055억원이 투입되는 등 사업비의 63.9%가 선심성 경비로 지출됐다는 것.

특히 경기도와 도내 10개 시군은 사업성 기금 6억7000만원을, 제주도는 2억8000만원을 민간단체 인사들의 해외여행 경비로 지원하는 등 2001년부터 3년간 총 25개 기관에서 18억5000만원이 해외여행 경비로 집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자치단체들이 재정자립도가 낮아 중앙정부의 교부세 양여금 등에 의존해 예산을 꾸리면서도 선심성 경비를 쉽게 조달하기 위해 ‘딴 주머니’를 차듯 각종 기금을 설치해 방만하게 운용하고 있으나 관리시스템은 총체적으로 미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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