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전기공사업체㈜대화

  • 입력 2004년 7월 20일 2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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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낡았다는 이유로 사무실 집기를 바꾸는 것은 낭비입니다. 회사 자금에 조금 여유가 있다면 직원 복지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인천의 대표적 전기공사업체인 남구 주안동 ㈜대화의 이승훈 사장(47)은 회사가 설립된 1986년 사무실에 들여놓은 소파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그가 사용하는 전화기도 90년에 구입한 것.

직원들이 사장실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그동안 몇 차례나 소파와 전화기를 바꿀 것을 제안했지만 그는 늘 “앞으로 10년은 더 써도 끄떡없다”며 웃고 지나간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엔지니어로 일하다 숙부가 이 회사를 차리자 영업부 직원으로 입사했다.

회사가 설립된 초기에는 가정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배전설비 공사를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도급받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는 영업업무 외에도 현장에 나가 기술자들과 어울리며 전기공사의 노하우를 배워 나갔다.

92년 그가 35세의 젊은 나이에 사장에 취임하면서 사업 영역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해 동력을 공급하는 변전실 등을 설치하는 산업플랜트 전기공사를 늘려갔다. 또 부평구 동아아파트 등 인천에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 전기공사를 건설업체로부터 수주했다.

그는 수익 중 20억원을 바스켓 트럭과 굴착기 등 각종 공사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는데 우선적으로 투자했다. 전기 및 소방 설비 분야 기술자격증을 가진 전문인력도 수시로 채용했다.

건설업체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이 회사는 98년에는 대형 전기공사를 잇달아 시행했다. 인천지하철 1공구 송배전설비 설치공사를 딴 데 이어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영종대교의 전기공사를 맡았다. 이듬해에는 인천공항 배후단지의 배전선로를 깔았다.

사고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전기공사의 특성 때문에 그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바스켓 트럭을 타고 일하는 직원의 경우 좀처럼 땅을 밟지 않기 때문에 ‘운동 좀 하라’며 헬스장 정기 회원권을 지급하고 있다.

인천이 고향인 그는 기업의 이윤을 지역사회를 위해 환원하는데 동참하고 있다. 장애아 자녀를 둔 것은 아니지만 2002년 한국장애인부모회 인천지회 후원회장을 맡아 장애아를 돌보고 있다.

그는 “외환위기가 닥쳐 건설경기가 바닥을 쳤을 때도 직원을 정리해고하지 않았다”며 “성실하게 일하면 정년까지 동료의 얼굴을 볼 수 있는 평생 일터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68년 인천에서 설립된 대한전기가 모체인 이 회사는 연평균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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