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年1억 맡길때 11만원 손해보는 셈”

  • 입력 2004년 6월 27일 18시 12분


은행 예금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1억원을 1년간 예금했을 때 이자소득은 319만원(월 26만58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비자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한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로 떨어져 은행 이자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加重) 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5월 중 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는 연 3.82%로 4월의 3.90%에 비해 0.08%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0월의 3.81%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5월 중 평균금리로 예금할 경우 1년 후에 받는 이자는 382만원. 그러나 이자소득세 63만300원(16.5%)을 빼고 예금자가 실제로 받는 이자는 318만9700원에 그친다.

5월의 소비자 물가상승률(3.3%)이 1년간 계속 된다면 1억원을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맡겼을 때 1년 후에는 330만원의 이자가 붙어야 현재 가치가 유지된다. 결국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할 경우 1년 동안 예금액의 가치는 11만300원 줄어드는 셈이다.

개인의 주택대출이 크게 줄고 기업투자도 위축되면서 대출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5월 중 대출평균금리는 연 5.97%로 전월의 6.02%에 비해 0.05%포인트 하락했다.

5월중 대출평균금리는 한은이 금융기관 평균금리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6년 이후 가장 낮았던 지난해 9월과 같은 수준이다. 특히 대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둔 채 투자를 꺼려 대기업 대출금리는 연 5.60%로 사상 최저 수준을 보였다.

박승환(朴承煥)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계속 은행으로 흘러들면서 수신금리가 크게 낮아졌으며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가계와 기업의 자금 수요가 부진해 대출금리 역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저축성 수신과 실질금리 : 저축성 수신은 은행의 수신 상품 중에서 요구불예금과 수시 입출식 저축성 예금을 제외한 전체 수신을 합한 것. 실질금리는 은행이 제공하는 이자에서 세금을 뺀 뒤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계산한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면 은행에 일정기간 넣어둔 원금에 이자를 합해도 맡기기 전보다 돈의 가치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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