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기업 정보화로 불황 뚫는다

  • 입력 2004년 6월 2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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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엔터테인먼트업체인 김종학프로덕션 직원들의 업무 스타일이 올해 들어 크게 달라졌다.

전자결재 시스템을 쓰게 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본사와 여의도사무소를 오가며 서류를 나르던 번거로움이 사라진 덕분이다. 신속한 업무처리와 대금 결제로 고객회사의 만족도까지 높아졌다. 다른 연예기획사에서는 볼 수 없는 인재 발굴 및 육성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전산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회사가 쓰는 비용은 월 20만원이 전부다. 직접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전문업체에서 필요한 기능만 빌려 쓰는 방식으로 운영비를 줄였다.

김종학프로덕션 남궁용 이사는 “택배, 퀵서비스 등 물류비와 인건비를 합치면 연간 5000만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불황 극복을 위해 정보화에 눈을 돌리는 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직원이 50명 이하인 300만개의 소기업들이 경영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정보화에 본격적으로 눈을 뜨기 시작한 것.

정보화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소기업의 정보격차를 해소할 대안으로 매월 일정액을 내고 전문업체에서 필요한 전산기능을 빌려 쓰는 응용프로그램 임대(ASP)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2일 한국전산원에 따르면 이 같은 소기업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업체는 지난해 말 16만6000여개에서 올해 들어 21만8000여개로 늘었다.

이 부문 시장을 둘러싼 KT,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 5개 컨소시엄의 경쟁도 치열해면서 홈페이지 관리부터 회계관리, 그룹웨어 등에 이르기까지 저렴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보습학원인 서대문학원은 작년 말 학원 업무를 전산화한 후 4개월 만에 수강생이 20%나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이는 경기침체 등에 따라 비슷한 규모의 학원들이 수강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비하면 놀라운 실적.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학습과 커뮤니티 기능은 물론 수강생의 출결 상황, 성적을 학부모에게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월 운영비는 20만원 정도.

이 학원은 당초 자체 전산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다 초기 비용만 5000만원이 넘는 점을 고려해 전문업체에서 학원운영관리 프로그램을 빌려 쓰는 방법을 택했다.

이 학원 유연왕 원장은 “과거 수작업으로 가정통신문과 성적표를 제작해 보내던 때에 비해 운영비가 5분의 1로 줄었다”며 “학원 이미지 향상 등을 감안하면 월 500만원 정도의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있는 인테리어업체 리드는 첨단 정보기술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불황을 이겨내고 있다.

홈페이지에 가상현실 구현 기능을 접목해 고객에게 시공 이후의 모습을 미리 보여줌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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