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中企-가계-부동산 모두 위험”

  • 입력 2004년 5월 3일 18시 23분


중소기업의 부도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고 가계부채 문제는 여전한 데다 땅값까지 상승해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고 한국은행이 경고했다.

한은은 3일 내놓은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에 상장 또는 등록된 기업 727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02년에 ‘중(中)위험’ 상태였던 중소기업의 38.6%가 2003년에는 ‘고(高)위험’ 상태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또 2002년에 ‘저(低)위험’이었던 중소기업의 16.9%는 ‘고위험’으로, 7.1%는 ‘중위험’으로 분류되는 등 중소기업의 경영이 크게 악화됐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내수부진의 영향으로 부도 확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가계대출 연체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신용카드 부실채권의 대손상각과 은행의 연체율 관리 노력에 따른 것으로 가계의 도산 확률은 낮아지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전인 1995∼97년의 2.2%에 비해 2001년 4월∼2004년 4월의 평균 실업률이 3.3%로 상대적으로 높아 악화된 가계신용이 쉽게 회복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또 최근의 토지가격 상승이 부동산시장 전반의 거품 확산으로 이어져 붕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토지의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이 주택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보고서는 외환위기 이후 투자신탁회사에서 전환한 증권사 대부분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어 공적자금을 추가로 투입해 서둘러 매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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