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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3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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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1896년 조선은행 탄생 이후 현재까지의 국내 은행의 발자취를 담은 ‘한국의 은행 100년사’(도서출판 산하)를 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782쪽인 이 책은 근대 초기, 일제강점기, 광복 이후, 경제개발 시기, 금융자유화 시기, 외환 금융위기 이후 시기 등 시대별로 은행의 역사를 기록했다.
책 출간의 아이디어는 이덕훈(李德勳·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냈다. 그는 2002년 우리은행장 재직 당시 “외환위기로 사라진 은행들을 추도하면서 국내 은행의 역사적 역할을 평가하자”고 제안했다. 집필은 5명의 대학 교수가 나눠 맡았다. 이영훈(李榮薰·서울대) 배영목(裵永穆·충북대) 박원암(朴元巖·홍익대) 김석진(金石鎭·경북대) 연강흠(延康欽·연세대) 교수 등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광복 이후 국내 은행은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과 1997년 외환위기 과정에서 두 번의 커다란 구조적 변화를 겪었다. 저자들은 역사적 사실을 찾아내려고 일제강점기 은행의 중역회의 기록을 샅샅이 찾았다. 그 과정에서 당시의 은행 운영이 광복 이후보다 공개적이고 민주적이었다는 점을 밝혀냈다. 1950년 이후 관(官) 주도의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은행 운영이 시작되면서 금융 부실의 씨앗이 잉태됐다는 분석이다. 이영훈 교수는 “은행은 한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한계도 노출했다”며 “과거를 교훈삼아 미래의 은행사(史)가 번영과 영광으로 가득하기를 바라며 집필했다”고 말했다. 풍부한 역사적 사실에 다양한 표와 그래프가 곁들여져 사료(史料)로서의 가치도 크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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