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원한다면 문 열어야죠”…주말-야간 은행 확산

  • 입력 2004년 3월 5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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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부터 하나은행 영등포지점 을지로6가지점은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나흘 동안 영업을 한다. 은행 문도 오후 2시에 열어 밤 10시에 닫는다.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이 발달한 지역의 사정을 고려한 영업전략이다.

고객의 활동시간에 맞춰 야간까지 연장하거나 주말에도 문을 여는 은행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고객들은 편한 시간에 점포에 들러 대출 상담이나 예금업무 등을 볼 수 있는 은행 서비스에 만족해한다.

은행업계의 영업시간 파괴는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근로시간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은행업무가 단순 예금이나 대출에 그치지 않고 증권이나 보험 상품 등으로 확대되면서 고객과의 충분한 상담시간이 필요해졌다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에 이어 국민은행도 서울 강남과 경기 일산 분당 등의 점포 3곳을 주말이나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는 시범점포로 선정하고 다음달부터 두 달 동안 시험 운영에 들어간다.

시범점포는 상가 밀집지역(야간·주말은행), 사무실 밀집지역(야간은행), 주거지역(주말은행)에서 한 곳씩 선정될 예정이다. 여느 점포와 마찬가지로 예금 대출 상담 등 모든 은행업무를 다 볼 수 있다. 국민은행은 운용 성과를 보아 가며 연내에 20개 점포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고객들을 위해 1, 2시간 일찍 문을 열거나 종교단체 등을 위해 휴일 파출수납을 하는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이처럼 업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보수적인 은행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주5일 근무제가 일찍 정착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선 은행 지점의 영업시간이 계속 늘어났다. 미국의 커머스 뱅크는 365일 24시간 영업을 하는 지점이 있고 일본에서도 신세이, 호쿠리쿠, 도쿄스타 은행 등이 365일 근무하는 지점을 늘려 왔다.

은행업계에서는 주말이나 야간은행이 전체 은행권으로 확산되면 정상 영업시간에만 은행을 이용하던 고객들의 거래 관행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은행 점포
은행지점비고
하나은행을지로6가지점작년 3월부터 시행. 주변 상권의 영업활동시간에 맞춰 금, 토, 일, 월 4일만 근무
명동지점
영등포지점
국민은행서울 강남다음달부터 두 달간 시범 운용. 야간이나 토, 일요일 등 주말에 정상영업
경기 일산
경기 분당
자료:각 은행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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