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경영-성과급 지급 경영진 미더우니 노조 필요없죠”

  • 입력 2004년 2월 17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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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조직에 노사 대립과 강성노조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회사가 잘 굴러가고 경영진이 미덥다면 굳이 노조가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며칠 전 자진 해산을 결의한 한글과컴퓨터 노조 진성용 전 위원장(34·마케팅&고객영업팀 과장)은 17일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 새로 취임한 경영진의 투명한 경영 태도, 성과급 지급 약속 이행 등이 사내에서 노조 무용론이 확산되는 결정적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진 전 위원장은 1995년 10월 한컴에 입사해 2001년 10월 노조 설립 직후부터 집행부에서 활동했다.

“지금까지 회사를 거쳐 간 경영진 가운데 약속을 이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컴의 대주주 프라임산업이 선임한 백종진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순익이 나면 경상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를 지켰다.

백 사장은 매 분기마다 한 차례 노조 집행부와 만나 회사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매달 한 차례 모든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는 ‘경영 리포트’도 하고 있다.

“전 사장이 해임된 이후 갑자기 사내 정보 교류용 전산망이 차단되면서 사내 소식을 밖에서 듣는 일도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경영진의 가장 큰 능력이겠죠.”

직원 114명 가운데 41명만이 가입해 있는 한컴 노조는 자발적으로 노조를 해산하는 대신 참여율이 적었던 단점을 보완해 직장협의회로 전환하기로 했다.

“사실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 벤처회사에 왔는데 이런 조직으로 나를 구속하느냐며 반발하는 직원들도 일부 있었어요. 이제 모두 회사가 잘 운영되도록 머리를 맞대야죠.”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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