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없는 이헌재펀드’ 어떻게 되나?…손 땔덴 이윤재 거론

  • 입력 2004년 2월 4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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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李憲宰·사진)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경제부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등으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이헌재 펀드’의 향방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헌재 펀드’는 펀드 설립취지 등에 대한 투자자 설명 등을 이 전 장관이 직접 나서서 했기 때문에 그가 입각할 경우 펀드 조성에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이 전 장관이 정부에 다시 들어간 뒤에도 ‘이헌재 펀드’라는 이름으로 펀드 조성이 추진될 경우 중립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그가 입각할 경우 펀드 추진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기업구조조정 회사 대표는 “이 전 장관이 정부 밖에 있는 상태에서도 ‘이헌재 펀드’가 관(官) 주도의 펀드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입각할 경우는 어떻겠느냐”며 “펀드 추진을 무리 없이 계속하려면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이번 펀드는 이 전 장관 없이 추진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가 떠난 자리를 메워 줄 새로운 ‘선장’으로 유력하게 떠오르는 인물은 이윤재(李允宰·코레이 대표) 전 대통령정책비서관이다.

이 대표는 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취지에 공감하는 투자자들이 있는 만큼 펀드 추진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 전 장관이 입각할 경우는 그때 가서 펀드를 어떻게 할지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투자자들의 공감대는 이미 형성된 단계로 이달부터 구체화된 프로그램을 만드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사무국 형태든, 설립추진위원회든간에 이달 중에 가시화될 것이며 실제 펀드 출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경부는 ‘이헌재 경제부총리설’이 유력해지자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재경부 공무원은 “이 전 장관의 업무스타일은 대부분의 정통 경제관료와 달리 독특한 측면이 적지 않다”며 “만약 다시 재경부를 맡으면 조직 분위기에 일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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