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비준 늑장부린 대가?…한국 자동차-휴대전화 점유율 하락

  • 입력 2004년 2월 4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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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늦어지면서 칠레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4일 KOTRA가 발표한 ‘칠레 시장의 자동차, 휴대전화 점유율 동향’에 따르면 한국산 자동차의 칠레 시장 점유율은 2002년 20.5%에서 지난해 18.8%로, 휴대전화 점유율은 13.4%에서 9.5%로 각각 낮아졌다.

이에 비해 2002년 11월 칠레와 자동차 무관세 협정을 맺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2개국의 시장점유율은 2002년 26.7%에서 지난해 34.1%로 높아졌다.

KOTRA측은 여러 차종을 취급하는 판매상들이 무관세 협정 체결로 이윤이 커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산 자동차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국의 대표적 수출상품인 휴대전화 역시 마찬가지다.

칠레의 휴대전화 수입 규모는 지난해 12.3% 늘어났지만 한국제품 수입은 오히려 20.6% 줄어 시장점유율이 떨어졌다.

이에 비해 칠레와 FTA를 맺은 멕시코 제품의 점유율은 21.6%에서 38.6%로 늘었다. 역시 FTA를 맺은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휴대전화 수입도 크게 늘어 2002년 수입 물량이 전혀 없던 독일 제품이 지난해 9400만달러어치 수입돼 3.6%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프랑스 알카텔사 제품도 2.3%의 점유율을 보였다.

KOTRA측은 “칠레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와 휴대전화는 품질, 디자인, 브랜드 인지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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