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계대출 만기액 40조원…사상 최대

  • 입력 2004년 1월 8일 14시 39분


2000년 이후 급증했던 은행 가계대출의 만기가 올해에 집중적으로 돌아오면서 가계대출 만기액이 사상 최대인 45조원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이 지연되거나 주택가격 급락 등으로 가계의 자금사정이 악화되면 경제에 큰 위험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대출은 모두 252조8226억원(주택 담보대출 152조6865억원 포함)으로 이 가운데 40조원 정도가 올해 만기가 도래한다.

가계대출은 1999년 말 91조9000억원에서 2000년 말 115조6000억원, 2001년 말 160조7000억원, 2002년 말 222조2000억원 등으로 불어나고 있다.

한은 조기준(曺基俊) 은행국장은 "가계대출의 만기가 올해에 집중적으로 돌아와 지난해 만기도래액인 30조원(추정액)을 크게 웃도는 45조원 이상이 될 것이며 내년에는 올해보다도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정상적인 고객에 대해서도 신용대출 한도 축소에 나서고 있어 가계자금 경색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9일부터 주거래 고객 중 3, 4 등급인 '로얄 골드'와 '로열그린' 등급의 고객의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의 1500만원과 700만원에서 각각 1000만원과 500만원으로 낮췄다. 또 500만원까지 신용대출을 해주던 최하 등급 고객에게는 신용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조흥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영업점 규모에 따라 1억~2억원이던 일선 지점장의 신용대출 전결한도를 3000만~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가계대출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데다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의 연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한도를 축소했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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