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혹시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이직전 6개월은 준비를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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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이 아닌데…. 계속 회사를 다녀야 할까….’

서울 시내 증권회사에 다니는 이모씨(31·성북구 성북동). 바쁘게 일하다가도 짬이 생기면 문득 이 생각이 든다고 한다.

대학 4학년 때만 해도 증권사는 자신에게 딱 맞는 직장일 것 같았다. 숫자 감각이 있는 데다 붙임성이 좋아 증권사 지점 생활에 자신 있었다.

입사한 지 4년이 지난 지금. 그는 하루 종일 회사에 앉아 있어야 하는 게 너무 답답하단다. 중소기업이더라도 수출입 관련 일을 하며 좀 더 활동적으로 일해 보겠다는 게 그의 욕심.

가장 고민을 많이 했을 때는 올해 여름. 회사가 명예퇴직자를 모집하며 2년치 기본급을 내걸었다. 한번에 4000만원이 넘는 목돈을 쥘 수 있고, 원하는 직장으로 옮길 수도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이씨처럼 30대에 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이 많다. 나이가 어릴수록 이러한 경향은 강하다. 청소년 때처럼 갈팡질팡하는 소위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을 보이는 것.

온라인 취업정보 제공업체 인크루트의 이광석 대표는 “일주일에 4번 이상 아침에 눈뜨자마자 ‘회사에 가기 싫다’고 느껴지거나 ‘이렇게 살아야 하나’는 회의감이 든다면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에 해당한다”며 “이때는 혼자 고민하지 말고 믿을 만한 직장 상사에게 조언을 구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직을 결심했다면 당장 그만두는 게 아니라 적어도 6개월 동안 현재 직장에 머물며 준비해야 한다”며 “옮길 직장이 확정된 후에 사표를 던지는 게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씨는 무역 관련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아침에 학원도 다닌다. 이직하기로 마음을 굳혔지만 6개월 정도 ‘워밍업’하며 새 직장을 찾겠단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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