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사태 '후폭풍']카드 '돌려막기' 회원 비상

  • 입력 2003년 11월 24일 17시 53분


LG카드 충격으로 각 카드사가 현금서비스 한도를 줄이고 나서면서 여러 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던 회원들이 대거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4개 이상 복수 카드 소지자는 모두 988만여명. 이들의 9월 말 현재 연체금액은 5조5000억원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이들 가운데 10%가량이 ‘돌려막기’를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카드사가 현금서비스 한도를 줄일 경우 최대 100만명까지 신용불량자가 새로 생길 수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9월 말 현재 전체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378조원(카드론 제외). 이 가운데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은 195조원으로 전체의 51.6%다. 반면 복수카드 소지자는 9월 한 달 카드 이용금액이 18조3000억원이며 이 중 현금서비스 비중이 71%로 월등히 높다.

특히 이들이 가지고 있는 카드수를 평균하면 9월 말 현재 한 사람당 5.68개나 돼 6개 이상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는 회원도 많다.

한편 올 들어 지속적으로 현금서비스 한도를 축소해온 카드업계는 이번 LG카드 사태로 한도를 더욱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카드는 정부의 4·3조치 이후 자산을 27조원에서 10조원이나 줄였으며 이 가운데 6조원 이상이 현금서비스 한도 축소였다. 삼성카드는 앞으로 자산을 2조원 이상 더 줄일 계획이어서 대규모 현금서비스 한도 축소가 불가피하다.

우리카드는 20일부터 신용이 낮거나 다중채무자, 휴면회원 가운데 일부에 대해 신용카드 한도를 축소했다. 대상자는 전체 회원 565만명의 1%인 6만3000명.

외환카드도 LG카드 문제가 첨예화됐던 17일부터 19일까지 전체 회원의 0.1%인 7000명의 부실회원에 대해 현금서비스를 일시 중지했다.

이 밖에 조흥은행 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도 현금서비스 한도를 축소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현금서비스에 의존해 돌려막기를 하는 회원은 정상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들을 방치할 경우 더 큰 화(禍)를 부르는 만큼 일부가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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