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오피스텔 고객잡기 '차별화'…호텔같은 고급형 꾸며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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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공급으로 분양률과 수익률이 동반 하락하고 있는 오피스텔 업계에 틈새시장을 찾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주택건설업계가 경기 침체에 민감한 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한계를 참신한 아이디어로 극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코업레지던스와 참좋은건설이 최근 내놓은 오피스텔은 각각 ‘최고급’과 ‘실속’이라는 정반대의 테마를 내세웠다. 수요층을 명확히 구분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임대수요가 어정쩡한 오피스텔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선 것.

코업레지던스가 서울 중구 충무로3가에 내놓는 ‘플라워스위트’는 총 208실의 오피스텔을 호텔처럼 꾸몄다. 유리와 거울로 벽 처리를 하는 등 마감재와 평면 구성이 예술 작품 수준. 이용 고객은 아예 한국에 단기 체류하는 외국인과 관광객으로 한정했다.

건물 내에 들어서는 편의시설도 ‘글로벌’하다. 외국음식 전문 레스토랑, 고급 바, 사우나, 마사지 시설 등으로 채운다는 것.

코업은 호텔 수준의 서비스와 시설을 제공하면서도 임대료는 호텔 숙박료의 절반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전문 자산관리회사가 계약자로부터 임대를 위탁받아 객실과 부대시설 수익금을 배분해 준다. 분양가가 3억원으로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최소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코업측의 설명.

반면 참좋은개발이 강남구 대치동에 내놓는 ‘선릉역 풍림 아이원 레몬’은 강남 역세권에 분양가 6000만원이라는 실속형 상품.

5∼10평형의 초미니 공간에 냉장고, 에어컨, 가구 등을 맞춤형으로 집어넣고 화장실을 공용공간에 배치하는 등 공간을 최소화했다. 불필요한 공간을 대폭 줄인 대신 분양가 거품을 걷어낸 것.

분양가 부담이 줄기 때문에 임대료도 보증금 없이 60만원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테헤란로 주변에 있는 오피스텔이 보증금 1000만원에 임대료 1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거는 셈. 코업과 마찬가지로 임대 위탁을 받아 수익금을 나누는 방식이다.

참좋은개발 곽병욱 부장은 “최근까지 공급된 오피스텔은 15∼18평형으로 분양가만도 1억5000만원이기 때문에 임대수요가 한정적이었다”면서 “낮은 분양가와 임대료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수요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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