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고용증가 없는 성장' 지속

  • 입력 2003년 10월 27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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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의 매출이 늘어도 종업원 수는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도래하면서 실업난 이 갈수록 심화할 전망이다.

특히 대기업들은 노사관계, 인건비 부담 등을 고려해 경기가 좋았던 지난해에도 오히려 직원 수를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설비투자 부진, 공장 해외이전 등으로 지난해 국내 제조업의 유형자산 합계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6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02년 광업·제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종업원 5인 이상의 사업체는 11만1151개로 전년에 비해 4.3% 늘었다. 출하액은 총 634조원으로 8.4% 증가했다.

총 종사자수는 모두 271만3000명으로 2001년에 비해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종업원 300명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총 출하액은 4.8% 증가한 반면 직원 수는 오히려 3.2% 줄었다.

이 같은 '고용 없는 성장'은 지난해 호황을 누렸던 우량 대기업에서 두드러졌다.

포스코(옛 포항제철)의 지난해 매출액은 11조729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0% 늘었다. 하지만 총 직원 수는 1만9169명으로 전년 말에 비해 26명 줄었다. 지난해 269명의 신규 사원을 채용했으나 퇴직자 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8조1340조원의 매출로 2001년에 비해 9.6%증가했으나 직원 수는 2만6100명으로 전년과 같았다.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매출은 26조336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7.0% 증가했으며 순이익도 1조4000억원이나 됐다. 하지만 종업원 수는 4만9855명으로 전년에 비해 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정태(金正太) 경제조사본부장은 "제조업체들은 인건비가 생산성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노사관계 등을 우려해 종업원 수 늘리기를 꺼려하는 추세"라며 "불경기인 올해는 사정이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업원 5인 이상 사업체가 갖고 있는 유형자산은 지난해 모두 263조2210억원 규모로 전년도의 267조8210억원에 비해 1.7% 줄었다.

공장과 생산설비 등을 포함한 유형자산이 감소한 것은 감가상각에 따른 신규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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