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자율규제 목적은 투자자 보호" 美증권협 부회장 강조

  • 입력 2003년 10월 15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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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캐나다 증권시장에 정착된 자율규제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증권업계의 시각과 전문성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투자자를 보호하고 투자자의 이익을 그 어떤 것보다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5일 한국을 방문한 메리 샤피로 미국증권업협회(NASD) 부회장(사진)은 자율규제의 원칙을 묻는 질문에 단연 투자자 이익을 앞세웠다. 조지프 올리버 캐나다증권업협회(IDA) 회장 역시 “자율규제의 궁극적 목적은 소비자 보호를 통해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공익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증권거래소와 증권업협회 등도 미국이나 캐나다에서처럼 증시에 대한 정부규제보다는 자율규제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오래 전부터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 주장은 투자자를 위해서라기보다 기관의 권한 확대 차원으로 비쳐 온 것이 사실이다.

샤피로 부회장은 NASD를 “증시를 규제하는 주체이면서 증권관리위원회(SEC)의 규제를 받는 중간적인 기구”라고 규정하며 두 규제 주체간의 협조와 조화를 강조했다. 투자자와 공익의 보호가 목적이라면 규제 주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에는 원래 자율규제 기능밖에 없었지만 1934년 SEC가 설립되면서 공적규제와 NASD의 자율규제가 함께 실시되고 있다.

샤피로 부회장은 “맨 아래 단위에서는 증권회사들이 스스로를 규제하고, 중간 단위에서 NASD가 증권회사의 규칙 이행 여부를 감독하며, SEC는 전체 과정을 감시 감독한다”며 “모든 행위자가 함께 협력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버 회장은 자율규제의 장점으로 △업계의 전문적인 지식 활용 △시장에 대한 유연하고 균형 잡힌 시각 △낮은 규제 비용 등을 들었다.

두 사람은 한국증권업협회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이날 개최한 ‘증권시장의 자율규제 중요성과 외국의 추세’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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