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전도사 슈겐다 부사장 "IT개혁으로 GM개조"

  • 입력 2003년 9월 18일 17시 51분


“제가 96년 제너럴모터스(GM)에 들어왔을 당시 GM은 정말 끔찍한 상황이었어요. 정보기술(IT) 체계가 7000가지나 됐고 지역에 따라 e메일 표준이 달라 서로 e메일을 주고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었어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GM 개혁의 영웅으로 꼽히는 랄프 슈겐다 GM 본사 최고정보담당 임원(CIO) 겸 부사장(사진)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본보와 단독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GM 아시아태평양 지역 CIO 회의를 주관하기 위해 방문했다.

슈겐다 부사장은 “뭔가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며 “96년 당시 컨설팅회사와 IT회사 등 각 분야에서 선임 매니저급으로 가장 유능한 인재 200여명을 스카우트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 같은 대규모 스카우트는 GM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한다.

이후 IT를 중심으로 ‘거대 공룡 기업’ GM을 개조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목표는 단 한 가지, ‘더 빠르게 움직이자’였다.

이 같은 노력은 결실을 보았다. 96년 당시 신차개발에 48개월 걸렸으나 지금은 그 절반인 24개월로 줄었다. 7000개였던 회사 IT시스템 중 4000개는 사라졌다. IT에 대한 투자도 96년에 비해 매년 10억달러를 줄였지만 생산성과 자동차 품질은 오히려 높아졌다.

슈겐다 부사장은 “신차 개발 기간이 줄면서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더 잘 반영할 수 있게 됐다”며 “또 효율적인 IT 구축으로 전 세계에 있는 GM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같은 팀을 이뤄 작업하는 게 가능해져 차량 품질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IT 아웃소싱과 관련해 앞으로 ‘제3의 물결’을 예언했다.

“한 업체에 회사 전체 IT 업무를 맡기는 대신 여러 업체가 팀을 이뤄서 하는 방향으로 아웃소싱 형태가 바뀔 것입니다. 예를 들어 IBM EDS 오라클 등 경쟁자들이 한 팀을 이뤄 GM의 IT 업무를 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유를 물었다. “한 업체에만 일을 맡기면 경쟁이 없기 때문에 금방 안일해집니다. 경쟁을 시켜야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대답이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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