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유재복판사 굿모닝시티관련 정치권 비판 글 화제

  • 입력 2003년 7월 23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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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와 관련, 사법부 내부통신망에 현직 법관이 정치권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대전지법 금산군법원 유재복(劉載福) 판사는 제헌절인 17일 사법부 내부통신망에 올린 ‘새가슴을 가진 분에게’라는 제목의 글에서 “여당대표라는 분이 희대의 사기꾼에게 거금을 받은 사실만으로도 자숙하셔야 할 텐데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율사출신 국회의원이 앞장서서 그분을 거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판사는 예비군 훈련에 불참해 자신에게 벌금형을 선고받은 소시민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게시물을 쓰면서 일반인을 ‘새가슴’으로, 정치인을 ‘큰 가슴’으로 비유했다.

또 그는 “‘큰 가슴’을 가지신 분들은 부정한 돈을 받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면 일단 부정부터 하고, 거짓임이 탄로 나면 어설픈 변명을 하다가 나중에는 정치적 희생양인 양 억울해한다”고 썼다.

이어 유 판사는 “아무리 사소한 규칙이라도 철저히 지키려는 ‘새가슴’들이 많아질수록 이 사회는 더 맑아지게 될 것”이라며 “경미한 법에마저 경외감을 가지고 계신 새가슴을 결코 버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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