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변기엔 두 개의 ‘물 내림 밸브’가 생겨 ‘본 일’의 종류에 따라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었고 물은 튼 지 30여초가 지나면 자동으로 물줄기가 끊어지는 샤워기도 하나둘 늘어났다.
‘이렇게 해서 물이 얼마나 절약될까, 아이디어가 괜찮은데….’
‘와토스코리아’는 30년째 화장실용 부품만을 고집하면서 화장실의 변혁을 주도해왔다. 국내 양변기에 들어가는 부품의 약 70%를 공급하는 등 국내 업체 중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덕분에 많은 중소기업들이 경영난을 겪지만 해마다 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32억원에 머물던 매출은 작년 137억원으로 늘었고 순이익은 6500만원에서 3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생활 속 아이디어로 승부=송공석 사장(51)이 양변기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73년. 몸 담고 있던 양변기 회사가 망하자 ‘생활 속 경험만 잘 살리면 남보다 앞서갈 수 있는 품목’이라는 확신에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송 사장의 아이디어는 1991년 개발에 들어간 ‘대소변 구분형 양변기 부품’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부품을 바꾸면 30∼40%의 물을 아낄 수 있어 환경부는 2000년 초 ‘신축건물에는 의무적으로 절수용 양변기를 달아라’고 법으로 정했고 매출도 급증했다.
신상품의 생산에도 깊숙이 관여한다. 올 초 특허출원한 ‘수도꼭지에 부착하는 구강세척기’는 지난 3년 동안 직접 사용해보고 결점을 보완한 것. 직원들도 모두 상품의 시험사용자다. 공장 내 모든 화장실 곳곳에선 ‘양변기는 절수 시험 중.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이나 누수 작동불량이 발견되면 내선 △△으로 연락주세요’라는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송 사장은 “부품 회사이면서도 납품회사에 제 목소리를 내는 건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3대 양변기업체인 대림요업 계림요업 동서산업 등은 도자기(양변기)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한 나머지 기계류인 부품은 생산하지 않는다.
▽일한 만큼 돌려준다=70명의 직원은 2001년과 2002년에 각각 평균 300%와 470%의 특별상여금을 받았다. 송 사장은 “직원들에게 회사를 키운 만큼 돌려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싶다”며 “올해도 목표를 달성하면 1200%의 보너스를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신 회사가 어려워져 연봉이 절반으로 줄어도 대부분의 직원은 남을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부품 대금을 어음으로 받으면서도 협력업체에서 물건을 받을 때는 현금 결제하는 것도 같은 맥락. 송 사장은 “도와준 만큼 납품가격을 낮추거나 좋은 상품을 만들어 보답하기 마련”이라며 “항상 2, 3개월치 운용자금을 갖고 있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인천=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