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株 급등…'강세장 서곡' 인가

  • 입력 2003년 5월 29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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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주 강세는 소외주의 반짝 반발인가, 강세장을 이끄는 신호탄인가.’

3월 카드채 대란 이후 힘을 못 쓰던 카드주가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카드와 외환카드, 국민카드 모두가 전날 상한가를 친 데 이어 29일에도 1∼5%씩 올랐다.

▽이제는 안심해도 된다?=국민은행이 국민카드의 흡수 합병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에 탄력이 붙었다.


동원증권은 “국민카드의 연체율이 3·4분기에는 안정, 하반기 중에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며 “합병 이후 조달비용도 2% 이상 절감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신사가 안고 있는 카드채 문제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내다봤다. 합병으로 국민카드 채권이 국민은행 채권으로 전환되면 투신사의 카드채 편입 비중은 평균 17% 감소한다. 환매요구가 줄어들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대투신증권도 이날 “최근 금융주의 주가 회복은 카드채 문제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해석했다.

현투증권은 “뒤진 금융업종이 주가를 회복하면 시장 심리도 안정되면서 주가는 가볍게 650선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드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카드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한 현대증권은 그 근거로 △4·4분기 이후의 풍부한 유동성 △대주주의 지원 의지와 능력 △카드사의 펀더멘털 △정부의 강경정책 등을 들었다.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그러나 카드주의 반등은 인터넷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옮아오는 과정의 일시적인 순환매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많다. 상당수 증권 전문가들은 연체율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

LG카드의 4월 연체율은 하루 이상 23.4%, 1개월 이상 11.7%로 나타나는 등 지난해 3·4분기 이후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국민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도 11.96%, 삼성, 신한, 우리카드의 연체율도 7∼9%대로 모두 전월(3월)에 비해 높아졌다.

대신증권은 이날 LG카드에 대해 “지속되는 실적 악화와 자금조달 리스크 등을 감안할 때 2004년도 수익 개선 폭을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SK증권 장승훈 애널리스트도 “카드사의 이번 주가상승은 기업의 실적 호전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투자의견을 매도로 유지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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