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수출하고 비싸게 수입…상품 교역조건지수 악화

  • 입력 2003년 3월 23일 18시 53분


코멘트
지난해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의 수출 단가가 크게 떨어지고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대외 교역조건지수가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교역조건지수가 낮아지면 그만큼 싸게 수출하고 비싸게 수입한다는 뜻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2년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순 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2001년) 대비 0.5% 하락한 95(2000년을 100으로 한 기준)를 나타내 통계를 내기 시작한 88년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작년 4·4분기의 순 상품교역조건지수도 전 분기보다 0.9% 하락한 90.7로 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았다. 순 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표시한 것으로 낮을수록 교역여건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교역조건지수는 2001년 3·4분기의 92.8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작년 1·4분기에는 102.2였으나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2·4분기(96), 3·4분기(91.5), 4·4분기(90.7)로 이어지며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수출단가(전년대비 ―4.4% 하락)가 수입단가(―3.8%)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수출단가는 주력품목인 반도체(―18.5%)와 정보통신기기(―8.1%)를 중심으로 중화학제품(―5.1%)의 하락세가 계속된 데다 경공업제품(―1.5%) 가격이 내려가면서 수출단가지수가 88년 이후 최저치인 83.1(전년대비 4.4% 하락)을 나타냈다. 작년 4·4분기(82.6)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