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임원 노장이 뜬다"…작년 49세보다 0.8세 많아

  • 입력 2003년 3월 23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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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발표된 롯데그룹 임원 인사가 화제다.

임원이 젊어지는 한국 경제계의 일반적 추세와 달리 임원의 평균 연령이 오히려 더 높아졌기 때문. 이날 롯데는 작년보다 20% 많은 69명의 임원을 승진, 발령했다.

이번 인사에서 부장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한 31명의 평균 연령은 만 49.8세였다. 지난해 49세보다 오히려 0.8세 많은 것이다.

이번 신규 임원 승진자 중 50세 이상은 58%인 18명이었다. 지난해에는 28명 가운데 12명(42.9%)이 50대였다.

결국 웬만한 다른 그룹 같으면 상무 이상에 오르는 연령에 롯데는 이사대우가 되는 것. 현재 다른 그룹에서는 40대 후반까지 임원 승진에서 누락되면 ‘퇴출’을 각오해야 한다.

삼성과 LG, SK, 현대차 등 주요 그룹은 요즘 40대 초·중반에 신규 임원을 임명해 ‘40대 임원’ 시대에 들어갔다. CJ 등 일부 그룹은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이 40대 초반까지 낮아졌으며 최근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에까지 40대가 진출하고 있다.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역시 롯데’라는 말이 나온다. 롯데는 현재 35개 계열사 대표 가운데 60세 이상 최고경영자(CEO)가 12명에 이른다. 롯데제과, 호텔롯데, 롯데건설, 롯데월드, 롯데카드, 호남석유화학 등 롯데쇼핑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력 계열사에 60대 사장이 포진해 있다.또 많은 그룹이 ‘상무→부사장→사장’으로 사장 이하 임원의 직급 체계를 3단계, 적으면 2단계로 단순화한 반면 롯데는 아직도 ‘이사대우→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으로 6단계를 유지하고 있다.CJ그룹 고위 관계자는 “보수적인 유통업의 특성에다 신격호(辛格浩) 롯데 회장이 81세의 고령에도 여전히 정력적으로 경영하는 데 영향을 입은 것”이라면서 “대기업 가운데 평생 고용이라는 관점이 유지되는 곳은 사실상 롯데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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