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이사업체 '썰렁한 봄'…경기침체-입주물량 감소

  • 입력 2003년 3월 11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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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사철’ 법칙이 깨진다?

해마다 2, 3월은 이사 수요가 크게 늘어나 전세금이 오르고 포장이사 전문회사가 특수(特需)를 누리는 시기. 그러나 올 봄에는 이사수요가 대폭 줄어 이사회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요즘은 아예 일이 없는 ‘공일(空日)’마저 생기는 상황이다.

11일 e통인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올해 3월 이사량은 작년 3월보다 50% 이상 줄었다. 이 회사의 김재필 차장은 “이사회사 사이에는 보통 3월 한 달 이사 물량으로 1년을 버틴다는 말이 있으나 올해는 예외”라며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지켜본 뒤 이사를 하겠다며 이사 날짜를 미루는 추세”라고 말했다. 경쟁회사인 KGB도 올해 이사수요가 전년보다 약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대단지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한통운도 “이사물량 자체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이달 중 이사 예약을 했던 가정도 전세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4, 5월로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세금 상승률도 신통치 않다. 국민은행이 11일 발표한 ‘도시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2월 전세금 상승률은 0.8%(전월 대비)로 지난해 가을 이사철 이후 4개월간의 하락세를 접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1999∼2002년 2월 전세금 상승률(2.4∼2.9%)에 비해서는 대폭 줄어든 것이다.

3월 전세금 상승률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부동산 정보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금 상승률은 2월말 대비 7일 현재 0.19%에 그치고 있다. 2001년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각각 1.17%, 1.74% 올랐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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