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배 産銀부총재 곧 해임…4000억 불법대출 문책

  • 입력 2003년 2월 16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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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에 4000억원을 대출해준 실무책임자인 박상배(朴相培) 산업은행 부총재(당시 이사)가 곧 해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산업은행 총재를 지낸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과 대출 압력을 넣은 ‘실세’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을 규명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산업은행이 임기가 1년 이상 남아있는 박 부총재를 해임토록 14일 제청해 옴에 따라 해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재경부 고위당국자는 “감사원이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한 것은 사실상 해임하라는 뜻”이라면서 “박 부총재가 실정법과 산은 내부세칙을 위반한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기 때문에 해임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행 산은법에 임원 임면은 총재가 제청하고 재경부장관이 결정토록 돼 있다.재경부는 박 부총재의 해임을 정해진 사실로 받아들이면서도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재경부의 한 당국자는 “박 부총재만 문책하고 ‘윗선’에 대해서는 책임 추궁을 하지 않으면 국민이 수긍할지 걱정”이라면서 “박 부총재가 스스로 물러나 주기를 바랐지만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금융계에서는 박 부총재가 윗선의 압력 없이 실정법을 어겨가면서 4000억원을 대출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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