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와 樂]위스키 참맛은 알코올 20도

  • 입력 2002년 12월 23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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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애주가들의 ‘오래 묵은’ 위스키에 대한 집착은 지나칠 정도다.

유럽에서는 ‘발렌타인 파이니스트’나 ‘조니워커 레드’와 같은 6∼8년 산 위스키가 판매율 1, 2위를 다툰다. 반면 한국에서는 12년 이상 된 고급주(酒)가 전체 판매량의 85% 안팎을 차지한다.

17년 이상 된 위스키 소비도 급증하는 추세. ‘발렌타인’ 17년 산은 작년에 전 세계에서 16만상자가 생산됐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만 6만상자가 팔렸다.

주령(酒齡)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술은 아니란 건 대부분 인정하는 사실. 하지만 취향을 바꾸기 어렵다면 어떤 종류의 술인지를 잘 알고 마셔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위스키는 원액 숙성 연도에 따라 스탠더드급, 프리미엄급, 슈퍼 프리미엄급으로 나뉜다.

스탠더드급은 6∼8년산, 프리미엄급은 12년 이상, 슈퍼 프리미엄급은 17년 이상을 뜻한다. 그러나 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분류법이 아니며 마케팅을 위해 만들어진 구분이다.

최근에는 ‘디럭스 프리미엄급’이라는 단어도 출현했지만 이 역시 주류업체들이 시장 공략을 위해 만든 말일뿐이다. 똑같은 프리미엄급이라도 어떤 원액을 얼마나 섞는지, 술통과 술통 주변의 공기에 따라서도 맛이 천차만별이다.

국내에서 살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슈퍼 프리미엄급 위스키는 발렌타인 17년산과 윈저, 스카치블루, 로열스털링 등이 있다. 가장 싸고 많이 팔리는 것은 국산 윈저. 그 뒤를 스코틀랜드산 발렌타인이 잇고 있다.

유럽에서는 돈 있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프리미엄급 이상 위스키를 마실 때는 즐기는 법도 신경을 써봄직 하다.

통상 위스키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알코올 도수는 20도 안팎. 따라서 생수나 소다수를 적당히 섞으면 풍미를 음미하는 데 좋다.

잔에 술을 채우고 난 뒤에는 두세 번 돌려 먼저 향기를 즐긴 뒤 소량을 마신다. 입 속에 퍼지는 향을 확인하고 나서는 목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얼마나 부드러운가를 느끼는 게 그 다음 순서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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