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심각하다…20代 실업자 24만6000명으로 절반

  • 입력 2002년 11월 14일 17시 43분


사상 유례 없는 취업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힘든 직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오히려 구인난(求人難)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봉급이 많아도 ‘힘든 일’은 기피〓삼성코닝정밀유리는 공장 증설을 앞두고 최근 생산직 사원 30명을 뽑으려고 했지만 아직까지 20명밖에 충원하지 못했다. 인사팀 유준원 대리는 “임금 등 복지수준이 높지만 지방 근무와 생산직 업무 기피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정규사원으로 영업직을 채용하고 있지만 항상 사람이 모자란다. 반면 영업직보다 월급이 훨씬 적은 일반 사무직은 채용공고만 내면 즉각 지원자들이 몰려온다.

채용정보 제공업체인 잡링크(www.joblink.co.kr)가 최근 10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의 55%인 56개 기업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직종을 묻는 질문에는 이 중 13개 기업이 ‘생산직’이라고 대답했다. 7개 기업은 영업 및 판매직에서 지원자가 적어 직원을 채용하기가 어렵다고 대답했다. 이 밖에 텔레마케팅 물류 등도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직종.

한편 연구 기술직(12개 기업)과 특수 전문직(11개 기업)은 지원자는 있지만 정작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이 부족해 인력난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은 더 힘들다〓대기업에는 취업 희망자가 줄을 선 반면 중소기업들은 적합한 인력을 못 구해 아우성이다.

중소기업청이 전국 30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정책방향에 관한 중소기업의 견해’를 조사해 1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에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인력난 해소를 꼽은 업체가 28.2%로 가장 많았다.

원활한 자금조달(21.4%)이나 제품 수요 확충(20.4%) 기술개발(17.5%) 등 다른 과제들보다 인력 부족이 더 큰 애로라는 얘기다. 인력난 해소방법으로는 ‘외국인 산업연수생 제도 확충 및 관리강화’를 꼽은 응답자가 27.5%로 가장 많았다.

▽심각한 청년 실업률〓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이달 실업률은 2.6%로 6개월째 2%대를 유지하면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29세의 실업률은 5.9%로 전체 실업률의 2배를 넘어섰다.

이 연령층의 실업자수는 24만6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처럼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은 것은 젊은층일수록 중소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한 3D업종 취업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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