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계속 위축…3개월째 하락 연중 최저치

  • 입력 2002년 10월 14일 17시 51분


소비심리가 3·4분기(7∼9월) 들어 석달째 ‘내리막길’을 걸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성장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소비심리 급랭은 내년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통계청은 9월 소비자기대지수와 소비자평가지수가 모두 3개월 연속 떨어져 연중 최저치를 보였다고 14일 발표했다.

9월 소비자기대지수는 103.9로 한달 전에 비해 2.3포인트, 올해 가장 높았던 6월보다는 6.7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반년 뒤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는 소비자가 하반기 들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9월 소비자기대지수는 모든 소득계층과 연령층에서 한달 전보다 떨어졌고, 월소득 100만원 미만 계층은 올 들어 처음으로 100 미만인 95.1까지 하락했다.

9월 소비자기대지수를 부문별로 보면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 구매 부문이 97.2로 가장 낮았고 △경기(景氣) 105.9 △생활형편 104.5 △소비지출 107.5 △외식 오락 문화 98.2 등이었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와 생활형편에 대한 평가를 보여주는 소비자평가지수도 8월 102.1에서 9월 97.2로 급락했다.

이를 부문별로 보면 경기지수는 8월 108.0에서 100.8로, 생활형편지수는 96.1에서 93.7로 각각 떨어졌다.

이처럼 소비심리가 얼어붙는 것은 수입(收入)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1년 전과 비교한 가계수입평가지수는 8월 98.8에서 97.8로 떨어졌다.

또 6개월 전과 비교해 저축이 많아졌다는 가구는 8월 12.7%에서 9월 12.5%로 줄어든 반면 부채(빚)가 늘었다는 가구는 14.9%에서 15.8%로 증가했다.

한편 저금리, 주가 하락, 부동산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집과 땅(부동산)을 가진 계층은 재산이 늘어난 반면 금융자산을 가진 계층은 재산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자산가치 평가지수는 △주택과 상가 104.8 △토지와 임야 101.3 △금융저축 97.6 △주식과 채권 80.6이었다.

지금과 비교한 6개월 뒤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심리를 지수화한 것. 100 미만이면 비관적인 전망이 낙관적인 전망보다 많다는 의미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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