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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10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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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문을 연 패션매장은 ‘아이겐포스트’와 ‘지오다노’. 한남대교로 이어지는 중심대로(大路)를 사이에 두고 2000년 10월과 11월 문을 열었다.
1년 지나서는 ‘후아유’와 ‘쿠아’ 매장이 들어섰고, 지난달에는 동대문식 쇼핑몰 ‘점프 밀라노’까지 오픈했다. 모두 100평이 넘는 대형 매장으로 청소년층을 겨냥한 중저가 의류를 다루고 있다.
강남지역은 전통적으로 패션몰이나 할인점을 찾아보기 힘든 지역. 종합의류 패션몰인 디자이너클럽이 2000년 9월 압구정점을 열었으나 반응이 좋지 않아 사업을 축소한 상태다.
품격보다 합리적 가격을 강조했던 그랜드, 아크리스, 뉴코아백화점도 강남에서는 영업이 힘들었다. 결국 그랜드백화점은 롯데백화점에 넘어갔고, 아크리스백화점은 문을 닫고 말았다.
그런 강남지역에 2000년 말부터 중저가 패션매장이 들어서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강남역은 압구정동이나 대치동과 다른 특별한 강남”이라고 말한다.
먼저 강남역 주위에는 젊은 유동인구가 많다. 점프 밀라노가 들어서기 전 실시한 분석자료에 따르면 강남역 주변의 주중 유동인구는 15만∼20만명, 주말 유동인구는 30만∼50만명에 이른다. 이들 유동인구 1000명 가운데 1명만 옷을 사더라도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는 계산.
이 같은 유동인구를 잡기 위해 아이겐포스트는 200평 매장 안에 대형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6대를 설치했다. 의류 매장이지만 지하1층에는 컴퓨터를 갖춘 휴식공간도 만들었다.
강남역은 또 서울 남부와 경기지역 쇼핑객들을 끌어들이기에도 그만이다. 강남역에서 분당, 성남 등 경기도로 가는 교통편이 매우 편리하기 때문.
점프 밀라노는 9월 오픈 후 전단지를 강남, 서초, 송파, 분당에만 뿌렸다. 그만큼 이 지역 고객만 잡아도 충분히 남는 장사라는 뜻이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