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 '비상 경제대책' 검토…이라크공격 임박설

  • 입력 2002년 9월 8일 18시 46분


정부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쟁 발발에 대비한 ‘비상경제대책(컨틴전시 플랜)’ 검토에 들어갔다. 국제유가는 미국-이라크 전쟁 임박설의 영향으로 벌써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8일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 김영주(金榮柱) 재경부 차관보 주재로 관계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거시경제 점검회의’를 열어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변수가 한국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미국-이라크 전쟁이 길어지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불안과 수출차질 등 국내 경제에 악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정부는 ‘중동(中東) 사태’로 유가가 크게 오르면 산자부 한국석유공사 정유업체 등으로 구성된 ‘석유위기 대응기구’(팀장 산자부장관)를 가동, 단계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단계별 조치에는 △정부 비축유 방출 △유가완충자금 활용 △석유수급 조정명령 발동 등이 포함된다.

또 산자부 자원정책실장을 반장으로 한 ‘비상 석유수급 대책반’을 통해 석유수급 동향을 정밀 점검한다. 사태가 더 심각해지면 이달 중 ‘국가에너지 절약추진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를 열어 유가상승에 따른 단계별 민관(民官) 공동대응체제를 마련할 계획이다.

7월말 현재 국내 비축 석유는 1억5250만배럴로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상 107일분이다. 정부 보유분이 6900만배럴에 47일분, 민간이 8350만배럴에 60일분이다. 또 유가 완충자금은 4617억원이 확보돼 있다.

한편 6일(현지시간) 주요 국제유가는 사흘 연속 올라 이라크 사태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중동산 두바이유 11월물 거래가격은 이날 배럴당 26.88달러로 전날보다 0.68달러 상승했다.

또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0월물은 한때 배럴당 30달러를 넘었다가 전날보다 0.53달러 오른 29.55달러로 거래를 끝냈다.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도 0.77달러 오른 28.55달러에 거래됐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