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1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일본 카메라 업체들의 공략이 거센 가운데 한국 시장을 방어하며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디지털 카메라 국내 시장 점유율은 판매량 기준 30%, 매출액 기준 24%. 국내 1위 자리를 놓고 일본 올림푸스 등과 선두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아날로그 카메라 공장은 아예 중국 톈진으로 옮겼다. 중국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다.
디지털에서 일단 업계 수위권에 들었지만 이를 지키는 것은 더욱 험난한 길. 삼성테크윈은 연구 개발팀을 대폭 보강해 남보다 앞선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아직 수출실적은 미약하지만 2005년까지는 세계 5대 디지털 카메라 메이커가 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요즘 삼성테크윈의 창원 카메라 공장은 잔업과 특근 때문에 휴일에도, 저녁에도 불이 훤하게 밝다.
컴퓨터가 잔뜩 늘어서 언뜻 PC생산 공장 같기도 한 창원공장 생산라인에 들어서면 최종 테스트를 하는 디지털 카메라의 플래시 때문에 눈이 부신다.
정도원(鄭都元) 공장장은 “아날로그 카메라 시장에서 겨우 일본을 따라잡고 보니 시장은 디지털로 급선회하고 있었다”면서 “한동안 외국 제품에 뺏겼던 고급 소비자들을 우리 쪽으로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어려운 가운데 상반기에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올 들어 내놓은 300만화소급 고급형 디지털카메라가 기능과 디자인에서 일본 수준을 거의 따라잡은 덕분. ‘소비자 편의주의’를 표방해 카메라 사용방법이 모두 한글로 표기됐고, PC에 연결하면 다른 조작 없이 바로 편집화상이 뜨도록 한 것도 한몫했다.
여기다 반도체를 인쇄회로기판(PCB)에 얹는 기계인 SMD 제조기술을 가진 것도 큰 자산이다. 정밀도를 요하는 이 기술을 가진 덕분에 디지털 카메라를 싼값에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부품이 투입되는 곳과 제품이 나오는 곳이 같은 방향으로 돼 있어 결함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게 하거나 키에 맞춰 작업대를 오르내릴 수 있도록 만들어 생산성은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병철(李秉喆) 삼성그룹 창업자의 지시에 따라 1979년 경남 창원 공장에서 카메라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삼성항공의 주된 사업분야였던 국방산업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시작된 것.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2002년 8월 현재 이 회사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카메라를 함께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여러 대기업들이 뛰어들었다 물러난 분야라 더욱 눈에 띈다.
창원〓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